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통계청의 농가경제조사 결과를 재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상위 20% 농가와 하위 20% 농가의 소득 격차는 2009년 8.6배에서 2013년에는 12.4배로 벌어졌다.
상위 20% 농가의 소득이 4년 새 7060만원에서 7739만원으로 늘었지만, 하위 20% 농가 소득은 821만원에서 622만원으로 뒷걸음쳤기 때문이다. 부유한 농가는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농가는 더 가난해지는 추세가 굳어진 것. 특히 하위 20%의 농가소득 622만원은 같은 해 도시근로자 하위 20%의 2288만원은 물론 3인 기준 최저생계비 1512만원보다도 한참 낮았다.
품목별 부익부(富益富) 빈익빈(貧益貧) 현상도 심각하다. 축산농가 소득은 2013년 5272만원에서 2015년 7965만원으로 2693만원(51.1%) 늘었다. 그렇지만 채소농가 소득은 2913만원에서 2700만원으로 오히려 213만원(7.3%) 줄었고, 과수농가 소득 역시 소폭 하락했다.
비교적 고령농이 몰려 있는 쌀농가와 일반 밭작물의 2015년 소득은 각각 2559만원과 2358만원으로 전체 평균 3722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적었다.
규모별 소득 양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경지 규모가 1㏊ 미만인 농가와 10㏊ 이상인 농가의 소득격차는 2013년 1.76배에서 2015년에는 2.54배로 커졌다. 영세농의 소득이 정체된 데 반해 대농의 소득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2015년 경지면적 10㏊ 이상의 농가소득은 2014년에 견줘 2000만원 늘었지만, 전체 농가의 65%를 차지하는 1㏊ 미만의 영세농 소득은 100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문강주 국회 농해수위 수석전문위원은 “농업 내 양극화가 깊어가고 있는데도 정부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며 “농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저소득·영세 농가가 농업으로 일정 수준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농업 안전망 구축’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상영 기자 supply@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