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청양 지역 구기자 재배농민들이 7월26일 서울의 건강식품업체 ㅂ사 앞에서 중국산 구기자 가공제품 판매를 즉각 중단하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충남 청양구기자농협(조합장 복영수)과 재배농민들에 따르면 최근 유명 건강식품업체인 ‘ㅂ사’는 중국산 구기자를 원료로 한 제품을 출시하고, 이를 한 TV홈쇼핑을 통해 판매했다. 이 업체는 문제의 제품을 조만간 다른 홈쇼핑에도 출시할 계획이었다. 해당 업체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진시황이 즐겼다는 신비의 베리’ ‘헐리우드 스타·모델들이 즐겨먹는 슈퍼베리’라며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기도 했다.
ㅂ사가 이처럼 중국산 구기자 가공제품 판매와 홍보에 나서자 국내 구기자 최대 주산지인 청양 지역 재배농민들은 7월26일 서울의 ㅂ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즉각적인 판매 중단을 촉구했다. 앞서 농민들은 ㅂ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것은 물론 대표단을 구성해 항의 방문과 삭발 투쟁까지 했다.
농민들은 “청양 구기자의 소비가 살아나 이제 겨우 가격이 정상화되고 있는데, 중국산 구기자를 이용해 어부지리식으로 이익을 보려는 것은 파렴치한 흉계”라며 “청양 구기자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ㅂ사를 압박했다.
그러자 ㅂ사는 해당 제품에 대한 홈쇼핑 판매 중단을 약속하고 나섰다. 또 8월중에 예정된 홈쇼핑 방송 일정도 모두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영수 조합장은 “또 다른 업체가 판매에 나설 수 있고, 이미 중국산 구기자가 대량으로 수입돼 유통되는 만큼 농민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며 “청양 구기자를 지키기 위해 어떤 세력과도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청양 지역은 국내 구기자 생산량의 65%를 차지할 만큼 최대 주산지다. 청양군과 청양구기자농협 등이 구기자의 품질 차별화를 위해 재배시설을 개선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 소비자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실제 청양산 건구기자 600g당 산지가격은 지난해 평균 1만5000원 선에 머물렀으나 최근엔 3만원 선에 육박한 상태다. 농민들은 “생산비를 감안할 때 건구기자 600g에 2만5000원은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정일 충남도농업기술원 청양구기자시험장 재배기술 담당자는 “청양 구기자는 비가림 하우스에서 수목형으로 재배하는데다 농민들의 노력으로 각종 인증을 받아 품질이 좋다”며 “최근 효능이 알려지면서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청양=김광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