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에 따르면 7월28일 기준 6~7개월령 수송아지 값은 1마리당 391만4000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말(305만원)보다 28% 오른 금액이다. 같은 기간 암송아지도 237만4000원에서 316만7000원으로 33%나 뛰었다.
그럼에도 가임암소 마릿수는 줄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6월 기준 전국 가임암소 마릿수는 113만마리로, 2015년 같은 달(115만마리)보다 1.6% 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우정액 판매량 역시 87만8000스트로우에서 86만1000스트로우로 1.9%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한우 도매값이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는 심리적 불안감이 크게 확산되면서 농가들이 번식용 암소를 고기용 소로 출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우 값 상승기류에 맞춰 도축, 판매하는 것이 송아지를 생산하는 것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형우 농경연 농업관측센터 전문연구원은 “임신 및 사육기간을 거친 뒤 송아지를 팔려면 최소 1년 이상이 걸리는데, 이 기간 동안 가격이 어떻게 형성될지 예상하기 어려워 농가들이 선뜻 번식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송아지 생산을 책임지던 소규모 번식농가가 줄어든 것도 정액 판매량과 가임암소 사육마릿수 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최근엔 헌법재판소가 김영란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가격에 대한 농가들의 불안심리가 더욱 고조돼 번식의향 감소는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송아지생산안정제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소득안정대책을 도입하는 등 농가를 보호·육성할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송아지생산안정제는 송아지 가격이 생산비 밑으로 떨어질 경우 보전금을 지원하는 제도로, 2000년에 도입됐으나 까다로운 기준 때문에 농가들이 혜택을 받기 어려워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다.
박철진 농협 축산경영부 한우팀장은 “번식우를 사육하고 싶어도 비용이 걱정돼 시작하지 못하는 농가들을 위해 어미소를 대여해주고 송아지를 생산토록 하는 등 번식농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시장 안정화를 위해 수급전망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대책도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송아지 값 강세로 비육농가들의 밑소 구입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면서 입식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영원 전국한우협회 국장은 “송아지 값이 비싸더라도 비육 후 출하할 때 등급이 높으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농가들이 입식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모든 농가들이 높은 등급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사양관리 능력과 경영상황 등을 감안해 신중하게 입식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문희 기자 mooni@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