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흰불나방 피해를 입은 벚나무. 이 나방의 애벌레는 나뭇잎을 갉아먹어 결국엔 나무 전체를 고사시킨다.
충남 보령시에 따르면 9일 청소면 장곡리의 벚나무 10그루와 청소면 죽림리의 감나무·박태기나무 등 40그루에서 미국흰불나방이 발견됐다. 또 최근엔 남포면 양항리의 매실나무와 뽕나무 상당수에서도 미국흰불나방 피해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흰불나방 애벌레는 나무 전체 잎을 갉아먹으며 성충으로 자라는데, 성충은 인근 나무로 옮겨가면서 알을 낳아 이 벌레가 발견된 나무는 가지가 말라 죽을 수 있다. 나무가 충해를 입어 잎이 줄어들면 광합성을 원활하게 하지 못해 이듬해 과실 결실과 생육에 큰 지장을 준다.
이에 따라 보령시는 미국흰불나방 발생 농가와 인근 농가 수목을 대상으로 긴급 방제작업을 실시한 데 이어 9월 말까지 예비비 4000만원을 투입, 나무 4만3000여그루에 대한 자가 방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취약지에 대한 친환경 약제 살포는 물론 읍·면·동 관련업무 담당자와 산림병해충 예찰방제단, 도시녹지관리원을 활용해 수시로 예찰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해충 방제 전문가들은 미국흰불나방은 대부분의 살충제로 방제가 되지만 애벌레는 솜털이 있어 약액이 침투하는 데 방해를 받을 수 있어 전착제를 섞어 뿌려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집 주변의 감나무 등 유실수의 경우 갈수기에 수분공급이 없으면 뿌리의 생장이 더뎌지고 광합성이 부족해 겨울철 동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물을 충분히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령=김광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