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16년 벼·고추 재배면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벼는 77만8734㏊에서 재배돼 2015년(79만9344㏊)보다 2만610㏊, 2.6% 감소했다. 사상 최저치였던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며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낸 것이다. 또한 올해 감소율은 최근 5년(2011~2015년) 평균치인 2.1%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벼 재배면적이 줄어든 이유는 자연감소에다 정부의 논 타 작물 재배사업 때문으로 분석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재고 문제가 심각해지자 올해 논 타 작물 재배 지원사업을 실시했다. 그 결과 논에 타 작물을 심은 면적이 목표(1만3000㏊)보다 5% 많은 1만3714㏊로 최종 집계됐다고 최근 밝혔다.
올해 벼 재배면적이 예년보다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수확기 쌀 수급에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월 말 현재 정부 양곡창고에는 175만t의 쌀이 쌓여 있고, 농협 재고는 7월 말 현재 33만7000t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에 견줘 6만5000t(24%)이나 많은 등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의 쌀 수급 문제는 작황의 좋고 나쁨으로 해결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벼 재배면적을 지속적으로 줄여야 수급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통계청의 이번 벼 재배면적 조사 결과는 농식품부의 예상치와 달라 통계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농식품부는 논 타 작물 재배 1만3714㏊와 자연감소분 1만7000여㏊를 합해 올해 총 3만㏊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2만610㏊ 감소에 그쳤기 때문이다.
올해 고추 재배면적도 3만2000㏊로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저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웠다. 10년 전만 해도 5만~6만㏊이던 고추 재배면적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고령화와 가격 하락, 생산비 증가 등의 이유로 농가들이 고추 재배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고추뿐만 아니라 마늘 등 다른 양념채소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생산기반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재배면적이 줄었음에도 가격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8월 건고추 산지가격은 5380원(600g 기준)으로 전년보다 18%, 평년 대비 37% 하락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재배면적이 감소했지만 정부·농협·민간이 보유한 재고가 많고 수입량도 평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