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충남 청양군에서 고추왕으로 선발된 김동수씨가 건조 중인 고추를 들어 보이고 있다.
고추의 고장 충남 청양군에서 올해 고추왕으로 선발된 김동수씨(63·청양읍 군량리)는 가뭄과 고온으로 수많은 농가들이 고추 재배에 실패한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5619㎡(약 1700평) 규모로 고추를 재배하는 그는 “현재 두물을 땄는데, 세 물까지 수확을 하면 건고추 6500근(3900㎏)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추왕 선발 심사를 맡은 청양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김씨는 일반농가보다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3배가량 많았고, 고추의 굵기·균일도·색택이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김씨가 고추 ‘달인’에 등극할 수 있게 된 것은 자신만의 독특한 재배법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농가들은 고추를 하우스에서 재배하지만 김씨는 노지재배를 고집한다. 이에 대해 김씨는 “기후변화에도 불구하고 고추를 굳이 하우스에서 재배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며 “노지에서 생산한 고추가 품질도 월등히 우수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가뭄과 습기에 약한 고추의 특성에 맞춰 재배지에 최적의 수분을 유지시켜주면 병해 걱정없이 높은 생산성을 기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고추밭 두둑 사이 고랑폭을 최소 120㎝로 유지하고, 고랑에서 20㎝높이로 두둑을 쌓는 게 자신만의 비법이라고 소개했다. 이렇게 하면 갑자기 비가 많이 와도 물이 잘 빠지고, 두둑 속 토양엔 항상 적정 수분이 유지된다. 두둑 안에는 점적 관수장치를 설치했는데, 날이 가물다고 무턱대고 물을 많이 흘려주는 것은 금물이란다.
김씨는 “일부 농가에선 부직포로 덮은 두둑 속이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토양의 수분 상태를 어떻게 측정하느냐고 묻는데, 이는 부직포를 덮기 전 관수장치를 시험 가동해 10분당 토양이 얼마나 젖는지만 확인하면 된다”면서 “고추농사도 관찰과 기록을 잘해야 기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010-8837-2812.
청양=김광동 기자 kimgd@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