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8일 <홍로> 사과 5㎏ 한상자 평균 도매가격 은 3만955원으로 최근 5년 동안의 추석 1주 전 가격보다 6% 낮게 형성됐다. <신고> 배 7.5㎏ 상품 가격 역시 2만6262원을 기록, 예년보다 7% 떨어졌다.
유통업계는 일소현상(햇볕데임)으로 사과는 색깔이 제대로 나지 않아 수확을 미뤘던 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몰리고 있고, 배 역시 8월 폭염으로 비대가 늦어져 출하시기가 늦춰지는 바람에 가격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추석 대목 사과·배 가격이 맥을 못 추고 있는 가운데 추석 이후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따라서 철저한 출하전략 마련과 함께 정부와 생산자단체 등에서 서둘러 소비촉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추석 이후 9월 말까지 <홍로> 사과 10㎏ 한상자 가격은 전년 동기(2만9000원)보다 낮은 2만2000~2만4000원으로 예상했다. 이후 10월에도 출하가 지연됐던 중생종 사과가 한꺼번에 몰리고 생산량도 전년보다 23% 급증,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가 힘들다는 전망이다.
추석 1주 전 출하가 몰렸던 <신고> 배 가격 역시 추석 이후 출하 증가로 가격이 전년보다 낮을 것으로 예측됐다.
유통전문가들은 명절 유통량이 60%를 넘는 배의 경우 생산량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 25만5000t에 그쳐 큰 폭의 하락은 없겠지만, 지난해 생산량이 50만t을 넘어 올 상반기까지 고전했던 사과는 올해도 55만t 안팎이 생산돼 가격하락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2000년 2만9063㏊ 수준이었던 국내 사과 재배면적은 지난해 3만1620㏊까지 늘었으며, 같은 기간 생산량은 48만8960t에서 58만2845t까지 급증했다.
최돈우 경북도농업기술원 연구사는 “최근 5년 동안 소비자 가구의 사과 구매패턴 분석결과 2010년 이후 구매횟수와 구매액이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50만t 이상의 사과 생산량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며 “사과는 직거래 비율이 가장 높은 품목인 만큼 농가 스스로 직거래 판매를 늘리는 등 자구책이 필요하며, 분산출하 등을 통한 철저한 재고관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농경연은 “올해의 경우 8월 폭염으로 사과·배 수확이 늦어져 추석 1주 전 출하량이 집중됐다”며 “지난해보다는 생산량이 줄겠지만 평년보다는 여전히 많아 소비촉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홍기 기자 hgsung@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