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업주부인 김윤미씨(37·경기 부천시 소사동)는 소시지·햄·달걀 등 축산물을 구매할 때 무항생제와 축산물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해썹) 등 인증표시 유무를 꼼꼼히 따져 구입한다.
김씨는 “구매하려는 달걀을 낳은 닭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위생적인 가공처리 과정을 거쳤는지 등은 제품의 외형만으론 알 수 없다”면서 “믿을 수 있는 것은 국가기관의 인증뿐이어서 축산물을 구매할 땐 반드시 겉 포장지에 있는 인증표시를 보고 제품을 산다”고 말했다.
소비자 대다수가 축산물을 구매할 때 인증표시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실시한 해썹·무항생제·유기·동물복지 등 4가지 인증표시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 설문조사에서다. 설문조사는 농경연 홈페이지 회원과 농업관측센터 운영 소비자패널 90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895명 가운데 74.7%(669명)가 축산물 인증표시가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나머지 25.3%는 ‘영향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일반 축산물보다 인증 축산물이 안전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전성 수준을 묻는 질문에서 대다수 소비자들은 일반 축산물보다 인증 축산물의 안전성을 더 높게 평가했다.
‘안전성이 높다’는 응답 비율은 해썹이 응답자 874명 가운데 80.3%에 달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870명의 응답자 가운데 73.8%를 기록한 무항생제가 뒤를 이었으며, 다음으로 유기(859명 중 66%), 동물복지(850명 중 55.7%) 순이었다.
반면 일반 축산물에 대해 ‘안전성이 높다’고 답한 비율은 응답자 875명 중 단 26.3%에 그쳤다.
각종 기준을 잘 준수하고 투명한 유통과정을 거치는지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서도 소비자들은 인증 축산물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인 인증표시는 해썹으로 응답자 871명 중 75%가 ‘신뢰한다’고 답했다. 이어 무항생제(876명 중 63%), 유기(871명 중 53%), 동물복지(867명 중 47%) 순이었다. 일반 축산물은 응답자 872명 가운데 41%가 신뢰한다고 답했다.
또 소비자들은 축산 인증제도의 필요성에 대부분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썹인증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854명 가운데 92.4%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무항생제(846명 중 88.2%), 유기(844명 중 84.2%), 동물복지(839명 중 82.7%) 순이었다.
농경연은 “대다수 국민들이 축산물 인증제를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인증 축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유지·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최문희 기자 mooni@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