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국내 블루베리 산업은 재배면적 증가로 포화상태라는 일부 시각이 있으나, 수확 후 관리기술 개발과 유통시스템 혁신으로 품질 경쟁력을 높인다면 수출 등을 통한 추가 시장 확보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국내 시장 가격하락의 주원인이 수확철 재배농가의 홍수출하에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내 블루베리 산업의 현황과 대응방안을 짚어봤다.
◆위기의 국내 블루베리 시장=국내 블루베리 시장은 소비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2010년 이후 빠르게 확대됐다.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국내 블루베리 시장 규모는 생산량 기준 총 2만4000t으로, 금액으로는 38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주요 과일 품목인 배와 복숭아 시장과 맞먹는 물량이다.
하지만 국내산 블루베리 가격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 꾸준히 늘고 있는 국내 생산량에 더해 국내 총 소비량의 60% 정도가 외국에서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0년 534㏊였던 국내 블루베리 재배면적은 2015년 2305㏊로 4배 이상 확대됐다. 생산량은 더 크게 늘어 2010년 920t 수준에서 2015년 9222t으로 10배가량 증가했다.
국내 생산량 증가에도 외국산 블루베리 수입은 꾸준히 늘어 지난해 국내에 반입된 외국산 블루베리는 약 1만5000t에 달한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해 블루베리 가격은 1㎏당 1만7084원으로, 평년의 7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블루베리는 2016년도 자유무역협정(FTA) 피해보전직접지불·폐업지원 지급품목으로 선정돼 폐원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다.
◆체계적 유통시스템 마련 필요=국내 블루베리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는 목소리 또한 높다. 특히 수확 후 관리기술이 미흡하고 거점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또한 없어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한국블루베리협회와 농촌진흥청이 23일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대강당에서 공동 개최한 ‘한국 블루베리 산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향후 전망’ 심포지엄에서도 국내 블루베리 산업의 향후 경쟁력 확보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함승종 한국블루베리협회장은 “국내 블루베리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신선도를 유지시키는 기술이 미흡해 수확철에 거의 모든 재배농가에서 홍수 출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사과·배처럼 블루베리도 수확 이후 곧바로 유통시키지 않고 저온저장을 통해 1년 내내 신선 상품이 시장에 유통될 수 있도록 수확 후 관리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블루베리는 다른 주요 과일 품목과는 달리 체계적인 선별·포장 유통을 할 수 있는 APC가 전무한 상황”이라며 “자동 선별과 포장·예랭 등을 통해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유통 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거점 APC를 마련하는 문제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병일 서울대 명예교수는 “블루베리는 다른 6대 과일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작목이며, 세계적으로도 시장이 크고 선진국에 진입할수록 인기를 끄는 품목”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으로 품질을 높일 수 있다면 일본·중국 등지로의 수출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내수 가격 또한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블루베리협회에 따르면 전세계 블루베리 생산량은 <하이부시> 품종을 기준으로 2014년 56만3100t에 달한다. 2010년에 비해 65% 성장한 규모이며, 이 중 국내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2% 미만이다. 일본·중국·태국 등 주변국에서도 대부분 미국산을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현진 기자 abc@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