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쌀시장 안정을 꾀하고자 지역별로 쌀 우선지급금 인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는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곡에 대한 우선지급금 재산정을 미루고 있어 우선지급금 인상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우선지급금은 벼 수매기간 동안에 농가에 우선 지급하고, 후에 매입가격을 확정해 차액을 정산해주는 제도다.
농협은 쌀값 하락세를 멈추려는 목적으로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의 쌀 우선지급금을 지역별로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11월 들어 15군데의 농협RPC가 우선지급금을 40㎏ 기준 3000~4000원 인상했고, 전북지역 22개 농협RPC는 우선지급금을 40㎏ 기준 3만5000원 이상으로 올리기로 2일 결의했다.
경남·북 농협RPC의 경우 개별 농협RPC들이 자율적으로 우선지급금을 인상하기로 했으며, 충남·북 농협RPC는 통계청의 실수확량 발표 직후 우선지급금 인상폭을 결정하기로 했다. 전남지역 농협RPC는 우선지급금 인상을 논의 중이다.
2일 현재 전국 152개 농협RPC의 지역별 우선지급금 평균가격(40㎏ 기준)은 경기 4만5755원, 강원 4만2560원, 충북 3만3364원, 충남 3만2667원, 전북 3만3909원, 전남 3만2136원, 경북 3만2750원, 경남 3만1178원이다.
문병완 농협RPC운영전국협의회장(전남 보성농협 조합장)은 “농협RPC의 우선지급금 인상이 산지 쌀값을 끌어올리는 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농협RPC들이 우선지급금 인상에 대거 동참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0월18일 “10월 중 우선지급금을 재산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나 아직 우선지급금 인상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다.
농식품부는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곡 매입대상 농가에 벼 40㎏ 1등급 기준 4만5000원의 우선지급금을 지급했으며, 나머지 차액은 수확기(10~12월) 산지 쌀값 조사 결과에 따라 내년 1월 중에 정산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0월 산지 쌀값이 예상보다 너무 떨어져 재산정 시점을 늦춘 것”이라면서 “11월 중에 우선지급금을 재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민단체들은 “쌀시장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정부가 우선지급금 인상 등 산지 쌀값을 반등시킬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남우균 기자 wknam@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