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재배면적 증가와 작황호조로 크게 늘었던 사과 생산량이 올해는 상당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수확량 감소에 따라 저장량도 줄어 지난해 수확기 이후 1년 내내 고전했던 사과가격이 다소 회복될 것이라는 시장 안팎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과 주산지농협에 따르면 저장용으로 대부분 수확이 끝난 <후지> 생산량은 개화기 착과수 감소와 여름철 폭염으로 지난해보다 10% 안팎 줄었다. 심진현 충북원예농협 충주거점산지유통센터 과장은 “농가로부터 사과 수매를 완료한 결과 예년에 비해 당도가 높고 대과가 많은 특징이 있지만 상품성을 갖춘 물량은 지난해보다 20~30% 줄었다”며 “전체 생산량도 해거리와 여름철 고온이 겹쳐 10%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산지 분위기에 따라 2000년 이후 지난해 최대치(58만3000t)를 기록했던 사과 생산량은 올해 주춤할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1월 관측월보를 통해 올 사과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5% 적은 55만1000t으로 예상했다. 특히 저장용으로 많이 쓰이는 만생종 <후지>는 전년에 견줘 생산량이 6% 줄어, 올 12월부터 내년 7월까지 저장량은 32만3000t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량 감소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를 보였던 사과값은 전년보다 높겠지만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생산량이 줄었다고 해도 여전히 평년 수준(45만4000t)을 웃돌고 있고, 재배면적 또한 평년(3만868㏊)보다 1500㏊가량 늘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농경연은 11월 <후지>의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평균 도매가격은 10㎏ 상품 기준으로 2만5000~2만7000원 선에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2만3000원)보다 2000~4000원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평년(2만8872원)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농경연 관계자는 “폭염과 수확기 잦은 비로 저장성이 전년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12월 이후에도 사과가격은 전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생산량이 여전히 평년 수준을 웃돌아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경연은 올해 배 생산량의 경우 단수가 증가했음에도 재배면적이 크게 줄어 지난해보다 2% 감소한 25만6000t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 저장량도 생산량 감소로 전년에 견줘 3% 적은 14만7000t으로 전망했다.
성홍기 기자 hgsung@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