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곡 정산가격(확정가격)이 우선지급금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쌀 변동직불금은 농업보조총액(AMS) 한도에 근접해 비상이 걸렸다.
이는 2016년산 산지 쌀값이 10월5일자(13만4076원)를 정점으로 단 한번의 반등 없이 내림세를 지속한 결과다. 11월15일자 산지 쌀값은 열흘 전에 견줘 0.3%(420원) 떨어진 80㎏ 기준 12만8928원에 불과하다.
11월15일자까지 산지 쌀값으로 추산한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곡 정산가격은 이미 우선지급금보다 낮아진 상태다. 10월5일~11월15일자 평균 산지 쌀값(80㎏ 기준 13만758원)을 조곡으로 환산한 가격은 40㎏ 기준 4만4488원으로, 우선지급금인 4만5000원(40㎏ 1등급 기준)보다 512원 낮다.
연말까지 산지 쌀값이 반등하지 않으면 정산가격이 우선지급금보다 낮은 초유의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지급금이 지급되는 물량은 2016년산 공공비축미 36만t, 시장격리곡 29만9000t 등 모두 65만9000t이다.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곡 정산가격은 10~12월 평균 산지 쌀값을 조곡으로 환산해 내년 1월 결정된다. 정산가격이 우선지급금보다 낮으면 농민에게 지급한 우선지급금에서 정산가격을 뺀 차액을 환수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6년산 공공비축미곡 매입요령’은 “우선지급금보다 정산가격이 하락한 경우에는 농협 및 농협중앙회가 농업인으로부터 환수한다”는 문구를 공공비축미곡 계약서에 명시토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농민들이 차액 환수에 제대로 응할지 의문이고, 환수금액이 적을 경우 환수총액보다 행정비용이 더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쌀 변동직불금은 AMS 한도 초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10월5일~11월15일자 평균 산지 쌀값으로 추산한 변동직불금 총액은 1조4767억원으로, 우리나라 연간 AMS 한도(1조4900억원)에서 불과 133억원이 모자란다.
만일 변동직불금 산정기준인 10월~이듬해 1월 평균 산지 쌀값이 80㎏ 기준 13만411원 이하로 떨어지면 변동직불금 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AMS 한도를 초과하게 된다. AMS를 초과하는 변동직불금은 농가에 지급할 수 없도록 법에 규정돼 있어 농가 반발과 대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농업전문가들은 “사상 초유의 우선지급금 환수 사태와 AMS 한도 초과 사태를 막아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산지 쌀값을 끌어올리기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농식품부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GS&J 인스티튜트는 최근 “산지 쌀값이 점차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남우균 기자 wknam@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