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발아 피해가 발생한 벼.
◆병해충=올해도 병해충 피해가 심각해 농민들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대표적인 예가 참다래 궤양병의 신균주 Psa3의 확산이다. 수입꽃가루를 통해 전염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검역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Psa3는 올해 수입꽃가루를 통한 1차 감염뿐 아니라 감염농가에 의한 2차 감염도 속속들이 확인됐다.
2015년 국내 첫 발생했다고 알려진 과수세균병(화상병)도 사과·배 재배농가를 시름에 젖게 만들었다. 화상병은 5월 경기 안성 사과 과수원에서 발견돼 충남 천안 등으로 퍼져나갔다.
이 밖에 최근 꾸준히 문제가 되고 있는 외래해충·돌발해충 문제도 심각했다. 꿀벌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작은벌집딱정벌레’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고, ‘미국선녀벌레’ ‘갈색날개매미충’ 등 지난 몇년간 꾸준히 농가에 피해를 주는 해충들도 여전히 극성을 부렸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올 7월까지 발생했던 선녀벌레 발생 면적이 지난해보다 18배 늘어난 826㏊라고 발표했다.
◆이상기후=이상기후는 매년 심각해지고 있다. 올해는 특히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며 영농작업과 농민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았다. 경북 경산은 관측사상 최고 수준인 40.3℃(자동기상관측장비)를 기록했다. 폭염으로 시듦 현상·총채벌레 발생 증가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폭등했고 6월부터 8월23일까지 총 411만8000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올해 1월1일부터 12월20일까지의 평균기온은 14℃(편차 1.1℃)로 1981년 이후 가장 높았던 1998년 13.5℃(편차 1.0℃)를 훌쩍 뛰어넘었다.
또 여름 내내 비가 부족하다 9월 말부터 10월 초에 걸쳐 열흘 가까이 비가 내려 수발아(베지 않은 이삭에서 싹이 트는 현상) 피해가 심각했다. 수발아는 수확량·미질에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종자 부족까지 가져왔다. 전북 정읍에서는 수발아 피해로 2016년산 벼 보급종자 수확이 전년 대비 58% 수준에 머무르는 등 내년 종자 공급에 빨간불이 들어오기도 했다.
◆GMO=올해는 GMO(유전자변형농산물)에 대한 여론도 들끓었다. 농촌진흥청 등 정부기관이 GMO를 개발·연구한다는 소식에 농민·소비자단체가 적극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정황근 농촌진흥청장은 “시민사회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GM쌀 등의 재배 상용화는 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지만, 시민사회의 불신의 골을 메우지는 못했다. 특히 농진청 GMO 시험 재배 포장이 위치한 전북지역에서는 ‘전북도민행동’이 결성돼 적극적으로 농진청의 시험재배를 반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GMO 문제는 올해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도 가장 커다란 이슈 중 하나였다. GM작물 수입 문제부터 시험재배 포장의 관리 부실 문제까지 다양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김다정 기자 kimdj@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