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과 도시,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는 새로운 유통방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직거래장터·꾸러미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으며 해외 선진사례들을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특별시 사회경제적지원센터와 마르쉐@(앳)·서울연구원이 공동주최한 ‘사회경제적 해외혁신가 포럼’에서는 다양한 해외 유통사례들이 발표돼 큰 관심을 모았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지역의 먹거리가 부록인 잡지 ‘다베루통신’=2013년 일본 동북지역에서는 이전에 없던 독특한 형식의 잡지가 창간됐다.
바로 <다베루통신>이다. 회원등록제 정기구독지로, 매월 한명의 생산자만을 다루며 그의 삶과 철학을 글·사진·그림으로 다채롭게 보여준다. 잡지를 구독한 소비자는 해당 생산자가 키운 건강한 먹거리를 부록으로 받는다.
<다베루통신>은 현재 일본 내 35개 지역에서 발행된다. 구독료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데 동북지역은 2580엔(약 2만6000원)이다. 이중 600엔(6000
원) 정도가 먹거리 가격에 해당한다. 잡지를 읽고 먹거리를 접한 구독자들은 생산자에게 개인적으로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는가 하면, 한발 더 나아가 해당 먹거리를 정기적으로 배달받는 서비스에 참여하기도 한다.
다카하시 히로유키 일본 다베루통신리그 대표이사는 “생산자의 철학에 공감하고 어떤 형태로든 그들을 돕고 연대하려는 소비자가 늘수록 농촌과 도시 간의 거리는 좁혀질 것”이라며 “나아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농어업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일도 더욱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주문 후 직접 수령 시스템 ‘푸드어셈블리’=“유통단계를 줄여 생산자와 소비자가 힘을 되찾고, 건강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공유하는 지역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푸드어셈블리 공동창업자인 마크 데이비드 촉론 최고경영자(CEO)는 푸드어셈블리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유럽 9개국에서 8000명의 생산자, 17만명의 소비자가 이용 중인 푸드어셈블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O2O(오투오, 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다.
운영방식을 살펴보면 우선 홈페이지에 생산자가 여러 로컬푸드를 올리고, 소비자들은 그중에서 필요한 것을 구입한다. 며칠 후 지역의 호스트(Host)가 적절한 장소에서 작은 시장을 열면, 소비자들은 그곳에서 주문한 상품을 직접 찾아가면 된다.
푸드어셈블리의 가장 큰 장점은 농가들 스스로 가격 결정을 한다는 점이다. 또 수익구조가 간단하고 투명한데, 농가는 서비스 이용료로 총 매출액의 8.35%를 호스트와 푸드어셈블리 본사에 각각 지불한다.
◆도심 속 직거래장터 ‘아오야마 파머스마켓’=일본 도쿄에 소재한 유엔대학 입구는 주말마다 2만명이 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도심 속 직거래장터인 아오야마 파머스마켓이 서기 때문이다. 2009년에 문을 연 이 파머스마켓은 매번 150여개의 팀이 출점하는데 농민뿐만 아니라 식품·수공예 장인, 푸드트럭도 참가한다.
마켓을 기획한 미디어서프 커뮤니케이션 주식회사의 다나카 유스케 부사장은 “먹거리를 매개로 다양한 참가자들이 발휘하는 시너지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며 “무엇보다 이러한 형태의 시장이 꾸준히 유지되려면 매주 문을 열어 언제나 그때 그곳에 가면 장이 열린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난 기자 kimnan@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