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산물 생산의 약 60%를 차지하는 벼를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유기농업 기술이 개발됐다.
국립농업과학원은 볍씨의 효과적인 소독을 통해 키다리병 발병을 예방하고, 수확량을 늘릴 수 있는 유기농법을 개발해 보급에 나섰다. 볍씨 소독에는 마늘추출물과 유황, 수량 증대에는 유박(깻묵)을 각각 사용하는 농법이다.
기존 유기농 벼 재배에서 볍씨소독은 따뜻한 물에 담그는 ‘온탕침지’가 일반적이었다. 이번에 개발된 ‘온탕 마늘추출물 및 황토유황 체계처리’는 적용이 쉽고 키다리병의 발병을 100% 막을 수 있다는 게 농과원의 설명이다.
먼저 볍씨를 60℃ 온수에 10분간 담근 다음 마늘추출물을 넣어 48시간 동안 담가둔다. 마늘추출물은 깐마늘 100g에 물 100㎖와 식용유 10방울을 넣고 믹서기에 간 뒤 물 900㎖를 첨가하면 만들 수 있다. 추출물에서 건져낸 볍씨는 깨끗한 물로 한번 세척해 묘판에 파종하면 된다.
황토유황을 활용하는 방법 역시 유사하다. 유황(250g)·수산화나트륨(200g)·황토(5g)에 물 1ℓ를 섞으면 ‘황토유황’이 만들어진다. 이를 100배 희석한 것에 볍씨를 48시간 담근 다음 파종하면 키다리병을 막을 수 있다. 유황을 포함한 재료는 인터넷을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
김용기 유기농업과 연구관은 “뜨거운 물에만 소독할 경우 키다리병 발병을 94% 정도 막을 수 있는 데 반해, 마늘추출물 또는 황토유황으로 소독하면 100% 방제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박을 밑거름으로 활용해 벼 수확량을 높이는 방법도 소개됐다. 친환경 벼를 재배할 때 거름으로는 호밀짚이 주로 활용되지만, 호밀짚은 토양 속에 있는 질소를 사라지게 하는 단점이 있다. 이때 호밀짚과 유박을 함께 넣으면 질소가 보존된다는 것이다.
시비량은 10a 기준으로 호밀짚과 유박을 100대 1 비율로 뿌려주면 적절하다. 호밀짚 1t 사용 시 유박 10㎏, 호밀 1.5t에는 15㎏을 더하는 방식이다. 또 이앙 후 30~40일이 지난 뒤 유박을 추가로 시비해주면, 질소가 보충돼 충분한 수확량을 확보할 수 있다.
농과원 실험 결과, 호밀짚만 뿌렸을 때보다 유박을 섞어주면 벼 한주당 이삭의 개수가 82.7개에서 92개로 약 10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대 기자 hda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