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개방 확대와 가축질병 발생으로 축산물 생산기반이 위축되고 있다. 한 지역축협의 수의사가 한우에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특히 한·육우의 감소폭이 컸다. 50마리 미만 사육농가는 2006년 12월만 해도 18만2000가구였지만 지난해 12월 7만5574가구로 58% 이상 줄었다. 또 산란계는 AI 여파로 전체의 34%(2362만마리)가 사라졌다. 이 때문에 한때 달걀 소매값이 한판(특란 30개)에 1만원을 넘길 정도로 수급불안이 야기되면서 신선 달걀을 수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축산업의 최대 현안인 ‘무허가축사 적법화’ 유예기간 만료일(2018년 3월24일)이 당장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어 상당수 농가가 현장을 떠날 위기에 처해 있다. 현재 적법화 대상 농가는 6만여가구다.
문제는 한번 무너진 사육기반은 회복까지 오랜 기간이 걸린다는 데 있다. 소는 출하되기까지 30개월, 돼지는 6개월, 산란계는 4~5개월이 소요된다.
전문가들은 “AI 사태서 보듯이 생산기반이 약화되면 그 피해는 곧바로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며 “중장기적인 가축 질병관리시스템을 만들고, 무허가축사 적법화 유예기간을 한시적으로 연장해 생산기반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축종별 특성에 따른 효율적 제도 운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육우는 유명무실한 송아지생산안정제 발동 요건을 취지에 맞게 ‘송아지값’으로만 제한하고, 낙농은 집유와 가공을 전제로 하는 ‘전국단위쿼터제’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김태억 기자 eok1128@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