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사과·자두의 재배면적 증가가 너무 가파르다.
이에 따라 이들 작목의 생산량이 4~5년 후부터는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어 폐업지원사업 등으로 작목을 전환할 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2~3년 사이 복숭아·사과·자두의 재배면적이 크게 증가했다. 복숭아는 2014년 1만5539㏊에서 2016년 1만9303㏊로 2년 사이 24.2% 늘었다. 사과는 같은 기간 3만702㏊에서 3만3300㏊로 8.4% 증가했다. 자두도 21.1%(5662㏊→6858㏊)나 늘어났다. 다만 같은 기간 단감·배의 재배면적만 줄었다.
이들 작목의 재배면적 증가세는 올해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에 따르면 올해 복숭아 재배면적은 2만㏊를 돌파해 2만269㏊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2016년(1만9303㏊)보다 5% 증가한 면적이다. 사과도 지난해보다 403㏊ 늘어난 3만3703㏊를 기록할 것으로 농경연은 예상했다.
복숭아·사과 등의 재배면적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2015년 기준 10a당 소득은 복숭아 339만9000원, 사과 358만4000원으로 감귤(162만1000원)·단감(146만1000원)·배(282만2000원)보다 훨씬 높다. 포도(359만원)와 비슷하지만 포도의 소득은 2012년 435만2000원에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폐업지원사업도 재배면적 상승세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농경연 FTA이행지원센터가 2016년 2월 2015년도 폐업지원사업 대상품목(포도) 농가 2000가구를 대상으로 작목 전환 의향조사를 한 결과 복숭아(209㏊)로 전환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자두(143㏊)·사과(89㏊) 순이었다.
올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2016년도 폐업지원사업 대상 품목인 포도·블루베리 농가 4695가구 가운데 2126가구를 대상으로 최근 작목전환 의향조사를 한 결과 복숭아·아로니아·자두·사과 순으로 나타났다. 복숭아가 161㏊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아로니아 84㏊, 자두 71㏊, 사과 39㏊ 순이었다.
농식품부는 이들 작목이 이런 의향과 추세대로 작목전환될 경우 5년 후에는 생산량이 18~42% 증가될 것으로 예상돼 수급불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여기다 과일 수입량은 해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어 수급불안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013년 68만3000t이던 과일 수입량은 지난해 76만t으로 11.2%나 늘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포도와 블루베리 폐업농가들이 다른 과수로 작목전환 때 현재의 수급여건을 고려하되, 재배면적이 늘고 있는 복숭아·자두·사과 등은 선택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