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생종 양파 출하가 시작되자마자 정부가 값상승을 이유로 수입양파를 조기에 시장에 풀 계획이어서 농가 반응이 싸늘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센터에서 열린 제1차 농산물수급조절위원회에서 기본물량 2만1000t에다 증량분 5만t을 포함해 모두 7만1000t을 올해 양파 TRQ 물량으로 운용한다고 밝혔다. 이중 8000t은 3일 배정을 완료하고 14일까지 실수요자 배정 방식으로 국내에 들여올 계획이다.
정부는 2016년 6월 수확기 이후 급등락 없이 안정세를 보이던 양파값이 올 3월 말 급상승해 수급조절 매뉴얼상 상승기 때의 ‘심각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TRQ 물량을 조기 운용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양파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10%가량 줄고, 정부수매 비축물량 방출이 지난달 중순께 끝나 값이 급상승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기상여건 악화로 파종시기가 늦어진 데다 올 3월 강수량 부족으로 알 크기가 작아 출하가 지연되는 점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TRQ 물량 조기 운용 소식에 양파값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양파 경락가격은 1㎏ 상품기준 3월28일 1865원에서 4월10일 1184원까지 37%나 떨어졌다.
농업계는 정부가 인건비나 자재비 등 생산비가 크게 오른 농촌현실은 고려하지 않고 시장가격만 바라보고 너무 쉽게 TRQ 물량을 운용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영남 (사)한국양파산업연합회장은 “정부가 장기적인 대책 없이 모든 문제를 수입으로만 손쉽게 풀려고 한다”며 “양파산업이 영위될 수 있도록 생산 현장을 면밀히 주시해 TRQ 물량을 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홍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