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내시경으로 조기 진단 가능
대장암의 주요 증상은 혈변·빈혈·설사·변비 등으로 여타 항문질환과 비슷하다. 따라서 초기 환자 가운데는 단순 치질 정도로 생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진단에는 대장내시경 검사가 효과적이다.
보건당국은 만 50세 이상이면 5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한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의들은 주기를 3년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최근 항문 출혈이 생긴 경우 또는 술자리가 잦고 흡연을 한다면 더 이른 나이에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게 전문의들의 주장이다.
암세포가 대장점막에만 있는 초기 환자는 내시경을 통해 환부를 절제하면 된다. 만약 암세포가 점막하층 넘어서까지 침범했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복부를 크게 절개하는 방법을 썼지만 이제는 기술의 발달로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하는 경우가 80%에 이른다.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한 수술은 절개를 최소화해 통증과 흉터가 적고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 더 나아가 이제는 배꼽을 통한 복강경 수술법까지 선보인 상태다.
최성일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외과 교수는 “수술 후에는 절제된 암조직에 대해 유전자검사를 실시하는 등 개인 맞춤형 치료를 시행한다”면서 “이를 통해 불필요한 항암치료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소·과일 섭취가 최고의 예방법
대장암을 예방하는 최고의 방법은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미나리·시금치·상추·오이·양파·무·사과·배 등 녹색 또는 흰색을 띠는 채소·과일이 대장암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김정선 교수 연구팀은 대장암 환자 923명과 건강한 성인 1846명을 대상으로 평소 섭취하는 채소·과일의 색깔과 대장암 발병 위험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은 녹색과 흰색 채소·과일을 가장 많이 섭취한 집단의 대장암 발병 위험이 각각 51%, 53% 낮아졌다. 여성도 녹색·흰색·빨강색(자주색 포함) 채소·과일을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에서 대장암 발병 위험이 각각 75%, 66%, 34% 감소했다.
연구팀은 녹색 채소·과일에 들어 있는 엽산·섬유질·루테인·설포라판·인돌 등의 성분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흰색 채소·과일은 항산화 효과를 내고, DNA 손상을 막아 대장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색깔과 관계없이 과일·채소의 총섭취량과 대장암 발병 위험의 상관관계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이에 따르면 남성은 채소·과일 섭취량이 가장 많은 집단이 가장 적은 집단보다 대장암 발병 위험이 40% 낮았다. 여성은 채소·과일 섭취량이 가장 많은 집단의 대장암 발병 위험이 섭취량이 가장 적은 집단보다 68% 낮았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즐겨먹는 한국의 전통식단이 대장암 위험을 낮춘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라며 “채소와 과일의 색깔에 따른 효과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전체적인 채소·과일 섭취량이 많을수록 대장암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