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두둑과 고랑에 비닐·볏짚·부직포 등을 덮어주면 수분증발을 억제할 수 있다. 비닐 피복한 밭에서 스프링클러가 돌아가고 있다.
전국적으로 심화되는 가뭄이 밭작물의 정식·수확 시기와 맞물려 더욱 큰 피해가 우려된다.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에 따르면 6월 초순 정식을 앞둔 콩·참깨·팥 등 잡곡류와 양배추를 포함한 채소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정식이 끝난 고추는 가뭄 탓에 시듦병과 진딧물이 극성을 부리면서 농가별로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특히 당분간 큰 비 예보가 없어 피해가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6월 1~3주 평균기온은 평년(19.4~21.3℃)보다 높은 반면 강수량은 평년(21~29.8㎜)보다 적을 전망이다. 특히 장마에 접어드는 6월 넷째 주 강수량도 평년(53.9㎜)에 못 미칠 것이란 예측이다.
농진청은 적은 물로 관수효과를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농가 차원의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고창호 재해대응과 지도사는 “작물에 따라 비닐 피복을 하고 요소액을 일정한 주기로 줘서 수분 부족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콩·참깨·땅콩·녹두 등 잡곡류를 정식할 때는 고랑과 두둑에 피복을 해 수분증발을 막아야 한다. 비닐 피복이나 절단한 볏짚, 산야초·유기물·부직포 등을 깔아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피복을 하지 않고 정식을 한 경우 고랑의 흙을 작물의 포기 아래쪽에 최대한 모아, 잡초가 수분을 빼앗아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추 역시 5~6월 가뭄 피해를 보면 8월 수확량이 20% 줄어들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물을 끌어올 수 있다면 주 1~2회 한포기당 0.5ℓ의 물을 주고, 석회결핍증(칼슘결핍증)을 막기 위해 염화칼슘 0.3%액(물 20ℓ에 염화칼슘 60g)을 잎에 뿌린다. 모종이 제대로 자라지 않는다면 요소 0.2%액을 5~7일 간격으로 2~3회 뿌려줘도 좋다.
무 재배도 고랑 피복을 기본으로 한다. 다만 가뭄 후 갑작스럽게 많은 양의 수분을 공급하면 뿌리가 터지는 현상(열근)이 생겨 상품성이 없어지므로 용수가 확보된 뒤에는 한주에 5~7차례 나눠 물을 준다.
수박·참외 등 과채류는 가뭄이 심해질수록 순멎이 현상, 변형과·열과 발생 등 생리장해도 잦아져 주의해야 한다. 고추재배와 마찬가지로 생육이 좋지 않다면 요소 0.2%액을 4~5일 간격으로 2~3회 뿌린다. 고온 피해를 막기 위해 열매 위에 볏짚과 풀을 덮어 햇빛을 가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