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경기(7~9월) 산지 쌀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일반적으로 단경기 가격은 수확기(10~12월) 쌀값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지난해와 같은 쌀값 대란을 막으려면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서둘러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쌀 관측 6월호’에서 올 단경기 산지 쌀값을 12만5200원(이하 80㎏ 기준)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3만9809원)에 견줘 10.4%, 2016년 수확기(12만9808원)보다는 3.5% 낮은 가격이다. 앞서 농경연은 올 1월 열린 ‘농업전망 2017’에서 단경기 쌀값을 13만5000원으로 예측하며 수확기 평균보다 5000원 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쌀값이 더 오를 것이라던 전망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쌀값은 지난해 수확기 가격을 훨씬 밑도는 12만원대를 기록하며 바닥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산지 쌀값은 3월 평균 12만8531원, 4월 평균 12만7792원, 5월 평균 12만7333원으로 하락세를 이어왔다. 최근 들어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승폭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민간재고량만 보면 쌀값이 하락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농경연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농협·미곡종합처리장(RPC) 등 산지유통업체 재고는 81만7000t으로 적정량을 유지하고 있다. 농경연은 민간재고가 10월 상순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쌀값이 맥을 못 추는 까닭은 심리적 불안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풍년에 대한 우려, 과다한 정부재고, 계속되는 밥쌀 수입 등 쌀값 상승의 발목을 잡는 요인들이 산적해 있다는 게 농업계의 지적이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정부가 나서 시장의 불안을 없애고, 쌀값 하락세에 제동을 걸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