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삼 비가림하우스에 차광비닐을 설치하면 하우스 온도를 낮출 수 있어 고온 피해가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포도·복숭아·사과 등 주요 과일산지에서 대부분 관수시설을 가동해 두드러진 가뭄피해는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가뭄이 지속될 경우 과실 비대가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참외는 주산지인 경북 성주에서 이미 고온현상으로 인한 낙과피해가 발생해 단수가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농자재업체들에 따르면 고추산지에서 가뭄·고온의 영향으로 뿌리 활착 불량, 생육 지연, 바이러스 발생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확기를 맞은 양파도 전년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 탓에 20~30%의 수량 감소가 예상된다. 신홍기 농우바이오 마케팅본부장은 “봄배추는 강원지역의 해발이 높은 산지를 중심으로 석회결핍증이 만연할 수 있다”며 “관수시설 확보와 살수장비 동원을 통한 물공급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은 고온기 시설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토마토 안정생산 요령을 제시했다. 시설하우스 내부온도를 바깥 기온과 가깝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붕에 차광막을 설치하고 알루미늄 필름, 부직포, 수평커튼, 환기팬 등을 활용해 환기와 냉방을 원활하게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농진청에 따르면 차광 및 환풍시설을 함께 설치하면 시설하우스 안 온도를 7.5~9.3℃ 억제할 수 있다. 단동비닐하우스(2중) 지붕에 35% 차광막과 자동개폐기를 설치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햇빛을 가리고, 시설 내 온도가 30℃에 이르면 동력 환기팬을 가동하는 조건이다. 고온이 지속될 경우 멀칭비닐 위에 짚을 덮어주거나 차가운 물을 뿌려 땅의 온도를 낮추는 것도 고품질 생산에 도움이 된다.
전북 남원시농업기술센터는 인삼 비가림하우스에 비닐과 점적관수시설을 설치하면 고온기에도 병 발생과 결주(빈포기)량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농기센터에 따르면 전용 차광비닐을 사용한 비가림하우스 재배는 기존 경사식 해가림 시설재배에 비해 고온장해가 99% 줄어드는 반면 생산성은 46%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시농기센터 관계자는 “전용 차광비닐을 활용해 햇빛을 반사함으로써 시설하우스 안 온도를 낮추고 인삼 생육을 촉진해 수량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가뭄이 지속되면 해충 발생이 급증할 우려도 높아 방제작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실제 경북 안동, 충북 괴산 등의 고추밭에서 진딧물·총채벌레 등의 활동이 늘어나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칼라병)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고추·수박 등 과채류는 바이러스 및 석회결핍증 예방을 위해 염화칼슘 0.3%액(물 20ℓ당 염화칼슘 60g)을 잎에 뿌려주는 게 좋다. 정준용 농진청 재해대응과장은 “가뭄이 지속될 경우 진딧물·응애·잎말이나방 등 해충 발생이 많아지므로 중점적인 예방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