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농촌지역은 도시민을 맞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봄부터 조성한 길가 화단의 꽃이 보기 좋게 피었고, 마을주변 환경정비와 도시민들이 묵을 숙소 점검도 대부분 마쳤다. 팜스테이마을이나 녹색농촌체험마을은 체험거리 준비와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주민간 회의도 수시로 열고 있다. 가뭄에 이어 장마와 폭염으로 마음고생이 심한 농촌에 휴가객을 맞을 기대로 모처럼 활기가 돈다.
◆휴가객 불편 없게 숙소 점검, 주변 환경 정비=봄부터 이어진 가뭄에 마을 주변 계곡물까지 바닥을 드러내면서 농민들은 걱정이 많았다. 해마다 하천과 계곡을 찾아오던 휴가객들의 방문이 줄어들겠구나 생각했던 것. 하지만 이달 들어 내린 비는 농촌 주민들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경기 양평군 용문면 별내체험마을의 권석중 사무장(59)은 “가뭄으로 올여름 물놀이를 못하게 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비가 많이 내려 오히려 4년 만에 하천이 더 맑고 물이 풍성해졌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주민 35명이 함께 봄부터 길가에 꽃을 심어 화단을 만들었단다. 다슬기 잡고 물놀이 하기에 좋아 휴가객이 많이 찾는 흑천은 굴착기로 주변 나무들을 정리했다. 최근에는 주민들이 모여 오물을 청소하고 잡풀도 제거했다.
여름휴가객 맞이는 조용한 산골마을 주민들도 예외가 아니다. 59가구 모든 주민이 나서 너와집 민박을 운영하는 강원 삼척 너와마을은 산속이라 벌레라도 있을까 수시로 방충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녀회원들이 모여 너와집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침구들도 확인했다. 요즘은 휴가객들이 간편하게 사갈 수 있게 감자·옥수수 등의 농산물 소포장작업으로 분주하다.
전찬건 너와마을 관리자는 “경기가 악화되고 주변에 대형리조트나 현대식 펜션이 들어서면서 숙박객이 줄고 있다”며 “주민 대부분이 고령인 데다 전문적이지 않아 다소 불편한 점은 있겠지만 소박한 시골 인심을 느낄 수 있고 너와집만의 특별함도 있으니 많이 찾아와 달라”고 부탁했다.
◆관광지와 다른 농촌만의 특성 즐겨야=농촌 주민들은 전문가가 아니다. 마을에서 열심히 준비해도 전문적인 서비스업 종사자가 아니어서 도시민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다보니 주민들에게 드러내놓고 불쾌함을 표현해 농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휴가객도 종종 있다. 김탁순 한국팜스테이중앙회장은 “농촌은 일반 관광지나 휴양지와는 다르다”며 “마음 편하게 휴식하면서 농업·농촌을 이해하고 지역을 알아간다는 마음으로 오면 서로 감정 상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시민이 즐거운 추억을 담아갈 수 있게 농촌 주민들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름휴가철이면 주요 관광지를 끼고 있는 농촌은 몸살을 앓는다. 경기 가평군 설악면 신천4리 계곡은 평소 주말에도 캠핑족 등이 많이 찾는다. 하지만 외진 곳에 있고 관리자가 없다보니 휴가철이면 온갖 쓰레기가 넘쳐난다. 주민 조모씨는 “해마다 휴가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환경오염까지 우려해야 한다”며 “농촌의 아름다운 계곡이나 마을을 후손에게 물려줄 공공자산으로 여겨 자신이 머문 곳은 깨끗이 정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