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구 한국머쉬그린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왼쪽)와 한상태 충남 동부여농협 양송이공선출하회장이 포장작업이 한창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양송이 상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머쉬그린은 충남 동부여농협(조합장 이기범)·보령 웅천농협(조합장 김혜경), 경북 신경주농협(조합장 김병철)이 공동출자해 만든 연합마케팅 조직이다. 이봉구 대표는 “지역조합 차원에서 수급관리를 했을 때는 다른 지역에서 출하되는 물량에 따라 가격변동이 컸다”면서 “전국의 농가들이 협력하면 상생할 수 있는데 출혈경쟁을 펼치는 것 같아 힘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국내 양송이 주산지의 거점 농협들이 뭉친 결과 머쉬그린은 전국 양송이 생산량의 80%를 점유하며 산지 규모화에 성공했다.
◆분산유통으로 수급조절=머쉬그린은 2013년 당기순손익 4억3400만원이라는 최고 성과를 낸 데 이어 2016년 2억800만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공은 전국 단위의 분산유통 덕분에 가능했다.
이 대표는 “모든 물량이 몇군데의 도매시장으로만 출하되는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제값 받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면서 “참여조합간 시장분할과 거래처 다변화를 통해 생산물량을 전국으로 분산시켰더니 가격이 안정화됐다”고 말했다.
머쉬그린은 결성 당시부터 시장분할과 거래처 다변화를 동시에 추진했다. 신경주농협에서 생산하는 양송이는 모두 대구·부산의 도매시장으로만 출하하고 그 외 지역은 동부여농협·웅천농협이 담당하기로 정했다. 또한 홍수출하를 막을 수 있게 도매시장 외의 거래처를 다양하게 만들었다. 동부여농협·웅천농협은 과거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위주로 출하했지만, 요즘은 전체 생산량의 50% 안팎을 보내고 있다. 그 결과 머쉬그린은 전체 생산량 중 60% 정도만 전국 도매시장에 공급한다. 그 외 30%는 대형 유통업체 500여개점에, 10%는 식자재업체에 납품한다.
분산유통을 통한 전국 단위의 수급관리가 성공한 데는 공선출하회의 공이 크다. 박대열 웅천농협 과장은 “도매시장 가격이 내려갈 조짐을 보이면 공선회 물량은 모두 전국의 대형 유통업체로 보낸다”면서 “공선회 물량은 동부여농협·웅천농협 전체 생산량의 40%를 차지하지만, 전체 시장의 균형을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송이산업의 미래=머쉬그린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국내 양송이산업의 성장이다. 이 대표는 “양송이는 소비층이 두껍지 않아 가격변동이 심하고 품질·물량이 일정하지 않으면 수요처에서 다른 버섯으로 품목을 바꿔버린다”면서 “다양한 수요처와 지속적인 거래를 하려면 양송이산업 전체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머쉬그린과 농가들이 양송이의 품질관리에 특별히 공을 들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는 농가들이 당일 수확한 양송이를 신선하게 유통시키기 위해 모든 상품화 과정에 콜드체인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공선회는 회원농가간 품종과 재배기술을 통일하고 매달 월례회의를 통해 정보를 교환한다. 45년째 양송이농사를 짓는 한상태 동부여농협 양송이공선출하회장은 “선별·포장·판매 등은 신경 쓸 것 없이 오로지 품질에만 집중할 수 있는 최상의 환경”이라면서 “그러다보니 회원농가 사이에 ‘품질이 안 좋다는 말을 들으면 안된다’는 인식이 퍼져 품질 향상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머쉬그린은 버섯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배지의 품질을 높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양송이농가의 평균 수확량이 3.3㎡(한평)당 30㎏ 정도인 데 비해 유럽은 80㎏ 선이다. 생산성이 유럽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를 극복하고자 2016년 5월 부여 석성면에 네덜란드의 최신 기계설비를 도입한 양송이 배지센터를 건립했다. 센터는 재배사 규격에 맞게 잘라 사용할 수 있는 ‘블럭배지’와 양송이의 영양원이 되는 볏짚퇴비를 생산해 농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도입 초기라 아직은 효과가 크지 않지만 앞으로 생산량 3배, 작기회전율 2배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