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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해 먹고 수다 떨고…최강 한파에도 겨울나기 한결 수월 글의 상세내용
제목 밥해 먹고 수다 떨고…최강 한파에도 겨울나기 한결 수월
부서명 농업기술센터 등록일 2018-02-06 조회 221
첨부 jpg 파일명 : 6일 겨울 경로당.jpg 6일 겨울 경로당.jpg  [0.513 mbyte]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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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농민신문

강원 철원지역 경로당 가보니…

마을 노인들 겨우내 모여 추위 피하고 외로움도 달래

정부·지자체 지원 늘었지만 고령화된 농촌엔 여전히 부족

“경로당에서 함께할 수 있는 일감 만들어주면 좋을 텐데…”



“뭣이, 서베리아? 허허~.”

1월30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장흥2리. 아침부터 경로당을 찾은 노인들이 텔레비전을 켠다. 최근 서울 날씨가 하도 추워 ‘서베리아(서울+시베리아)’란 신조어가 등장했다는 소식에 노인들은 ‘허허’ 하며 웃었다. 철원은 1월 중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 아래로 내려간 날만 21일에 달했다. 이날도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0.4℃를 가리켰다.

신도국 장흥2리 노인회장(82)은 “경로당이 ‘한파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마을의 20~30명 되는 노인들이 두달 가까이 경로당에 모여 점심을 해먹고 있다”고 말했다.

철원군이 지난 연말 홀몸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공동생활가정경로당’을 운영하며 난방비·부식비 등을 지원한 터라 마을회관을 겸한 경로당엔 생기가 돌았다.

김잠생 할머니(77)는 “매끼 뜨신 밥 먹고 여럿이 함께 자니까 겨울 지내기가 한결 수월하다”면서 “다만 군의 지원이 한달에 그쳐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임만재 할아버지는 “집에 있으면 여기처럼 따뜻하게 못 지낸다”면서 “이 지역은 주로 쌀농사를 짓는데, 갈수록 환영을 받지 못해 걱정”이라고 했다.

이에 정재수 할아버지(80)는 “그래서 올핸 논 990㎡(300평)에 파프리카를 재배해보려 한다”면서 “군에서 논에 시설하우스를 지으면 보조를 해준다기에 읍사무소에 가서 상담을 받고 왔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부터 경로당 청소인력이 지원돼 좋긴 한데 정작 경로당 이용이 가장 많은 12월부터 2월까지는 지원이 안되는 게 문제”라며 “내 집 청소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경로당 청소는 꼬박꼬박 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농담을 했다.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니 점심시간. 아침엔 대여섯뿐이던 할아버지방 사람들이 여남은명으로 늘었다. 상을 펴고 숟가락 놓는 잡일은 ‘김씨’로 불리는 막내 차지. 맘씨 좋은 ‘김씨’ 김옥식 할아버지(69)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정년퇴직한 후 철원으로 귀농했다. 김 할아버지는 “보통 60대는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서 해야 하는 탓에 경로당 발길을 꺼린다”며 “그래도 사람 사귀고 기름값 아끼고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어 이만 한 곳이 없다”고 밝게 웃었다.

점심식사를 마치니 할머니방에선 점당 10원짜리 화투패가 돌아간다. 송기남 할머니(76)는 “아침 한술 뜨면 바로 경로당으로 온다”며 “그런데 여자 화장실에 세면대가 없어 손을 씻으려면 허리를 굽혀 바닥 세숫대야를 이용해야 하는 게 영 불편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장흥2리에서 20㎞를 달려 찾아 간 김화읍 학사1리 경로당. 이곳도 삭풍이 매섭긴 마찬가지.

최학술 노인회장(75)은 “날씨가 워낙 추운 지역이어서 집 수도배관에 열선을 깔아두고 대비했지만 며칠 전 기온이 영하 26℃까지 내려가자 그마저 얼어버렸다”고 했다.

경로당에 모인 할머니들은 “집에 있으면 김치 반찬이 고작이지만 여기선 고기·생선·채소 등 네댓가지를 골고루 먹을 수 있다”며 “뜨끈뜨끈한 경로당에서 같이 밥해 먹고 수다 떠는 게 최고의 겨울나기”라고 입을 모았다.

식수인원이 많다보니 애로사항도 있었다. 최 회장은 날짜별 식수인원을 꼼꼼히 기록한 장부를 보여주면서 “두달 동안 연인원 1200명이 경로당에서 끼니를 해결했다”면서 “요즘처럼 하루 20명 정도가 점심을 함께하는 시기엔 20㎏짜리 쌀 한포대가 일주일 만에 거덜나지만 정부 등이 경로당에 지원하는 쌀은 한달에 한포대도 못된다”고 아쉬워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2018년 경로당 냉난방비와 양곡구입비 지원예산을 2017년보다 소폭 늘렸다. 이에 따라 냉방비(2개월)는 월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난방비(5개월)는 월 30만원에서 32만원으로, 양곡비(연간)는 20㎏들이 쌀 7포대에서 8포대로 확대했다. 그래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농촌지역에선 만족스러운 수준이 못된다고 한다.

장을선 대한노인회 철원군지회장은 “경로당에 대한 지원이 많아진 건 사실이지만 지내다보면 뭐든 부족한 게 현실”이라면서 “농촌지역 노인들이 겨울철에 경로당에서 같이할 수 있는 일감을 만들어주면 최고의 생산적 복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첨부사진 설명>

강원 철원군 동송읍 장흥2리 어르신들이 경로당에 모여 점당 10원짜리 화투패를 돌리며 즐거운시간을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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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