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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웰빙 오곡밥시대’ 글의 상세내용
제목 이젠 ‘웰빙 오곡밥시대’
부서명 농업기술센터 등록일 2018-03-02 조회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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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농민신문


종종 달력을 뒤적거린다. 중요한 절기나 기념일을 알면 기삿거리를 찾는 데 도움이 돼서다.

3월2일 정월대보름(음력 1월15일)이 눈에 들어왔다. 오곡밥세트를 만드는 현장에 갈 생각으로 몇군데 전화를 돌려보고 주섬주섬 챙겨나서는데 옆에서 들려오는 한마디. “요즘 누가 오곡밥을 먹어.”

‘그래도 대보름인데, 많이 먹겠지’ 하는 생각으로 차를 몰았다. 오곡밥세트를 꽤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 농협에 도착해 실상을 물었다. “오곡밥 제품 수요가 많이 줄었어요.”

이 농협에선 1990년대만 해도 오곡밥세트를 10만개쯤 팔았는데 올해는 1만개 정도로 예상하고 있었다. 도시화와 1인가구 증가 등으로 간편한 식생활을 추구하는 분위기에 오곡밥으로 대표되는 대보름 절식(節食) 수요가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도시의 젊은세대들에게 오곡밥을 짓고 묵나물을 무쳐내는 일은 생소하고 어려운 일이다.

전통문화의 보루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농촌가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나이 든 어르신들만 남은 집, 다문화가정 등이 늘어나면서 대보름 밥상이 사뭇 달라진 것이다. 성(姓)이 다른 이웃집들과도 오곡밥을 나눠먹던 풍경은 한세대 만에 거의 완벽하게 자취를 감췄다.

대보름 오곡밥시대가 저물어가면서 새로운 오곡밥시대가 열리는 조짐도 보인다. 잡곡 소비의 일상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3290가구 중 36.1%가 흰밥을, 35%가 잡곡밥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경연은 또 다른 보고서에서 2013~2015년 전국 3314개 점포에서의 잡곡류 판매량이 6431t에서 1만250t까지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즉석밥시장에서는 오곡밥 등 잡곡밥류의 판매비율이 2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새로운 오곡밥시대는 주로 건강에 대한 관심에 기반한다. 가축의 사료로 먹이던 귀리가 최근 인기식품으로 급부상한 배경도 이런 데 있다. 몸에 좋은 잡곡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잡곡의 자급률은 13%로 낮은 수준이다. 이 틈을 타 어떤 과정을 거쳐 생산·유통됐는지 알 수 없는 수입 잡곡이 늘고 있는 점은 우려할 대목이다.

시중엔 20가지 이상의 잡곡이 담긴 혼합곡 제품도 나와 있지만, 무턱대고 여러가지를 섞어 먹는 것보다 개인에게 맞는 몇가지를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있어 혼란스럽다. 쌀 생산조정제를 추진하는 정부가 차제에 잡곡 자급기반 확대와 함께 국민 건강을 챙기는 정보 제공에 신경 써주길 바란다.

대보름날 밝은 달을 보며 새로운 오곡밥시대엔 우리 농민과 소비자가 상생하는 길이 열리길 기대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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