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서대문구 농민신문사 강당에서 열린 제3회 미농모닝아카데미에서 박재갑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왼쪽 서 있는 사람)가 ‘행복한 삶을 위하여:금연·운동·검진’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병진 기자 fotokim@nongmin.com
박재갑 석좌교수
“담배 연기엔 발암물질 60여종 금연 하루만 지나도 심장마비 발생 위험도 낮아져” 강조
“매일 30분 이상 빨리 걷기 암 예방에 효과적 국가암검진사업 활용을”
“담배를 끊고, 운동하고, 검진을 받으세요.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들입니다.”
국내 암 치료 권위자인 박재갑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27일 서울 서대문구 농민신문사 강당에서 열린 제3회 미농모닝아카데미에서 ‘행복한 삶을 위하여:금연·운동·검진’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생활습관을 바꿔야 암을 막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본지 편집자문위원이기도 한 박 교수는 “암은 2016년 한국인 사망 원인 1위(27.8%)를 차지했을 정도로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며 “그러나 조금만 신경 쓴다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암 예방법으로 금연을 제안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흡연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하루 평균 160명(연간 6만명)에 이른다. 이는 6·25전쟁 때 공식 집계된 하루 한국군 전사자수(122명)보다 많은 수치다.
박 교수는 “담배 연기엔 60여종의 발암물질이 있다”며 “이들 물질이 혈관을 타고 우리 몸속에 들어가면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연 후 24시간이 지나면 심장마비 발생 위험도가 낮아지고 2~3주 후엔 폐 기능이 30% 회복되는 등 신체가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금연에 대한 정부의 관심도 촉구했다. 박 교수는 “담배 속 니코틴은 대마초보다 강한 마약 성분이어서 한번 피우기 시작하면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끊기 어렵다”며 “담배 제조·판매를 정부가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는 청와대·국회·정부를 찾아다니며 10년 넘게 ‘담배 제조 및 매매 금지 운동’을 펼치고 있다.
박 교수는 또 다른 암 예방법으로 운동을 언급했다. 그는 “운동만으로 암 발생 위험을 10%가량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암 종류별로는 식도암 42%, 간암 27%, 폐암 26%까지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생활 속에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운동법으로는 ‘운출생운’을 제안했다. 이는‘운동화 출근 생활 속 운동’을 줄인 말로, 운동화를 신고 매일 30분 이상 빨리 걷는 것이다. 박 교수는 “돈을 들여 비타민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사 먹기보다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속도로 30분 이상 걷는 게 암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국가암검진사업에 적극 참여하라고 당부했다. 이 사업은 정부가 위암·자궁경부암·대장암·유방암·간암 등 5대 암에 대해 무료 검진을 지원하는 제도다. 건강보험가입자 중 전년도 보험료가 하위 50%인 사람은 무료, 상위 50%에 해당하면 본인 부담금 10%를 내면 검진을 받을 수 있다.
그는 “대부분의 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중요하다”면서 “체계적인 데다 큰 비용이 들지 않는 국가암검진사업을 활용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