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농업은 생명, 농촌은 미래 농업인, 소비자와 함께하는 청양군 농업기술센터입니다.

참여마당

[촌(村), 새 삶을 열다] 귀촌 후 농촌체험마을 이끄는 이재명 촌장 글의 상세내용
제목 [촌(村), 새 삶을 열다] 귀촌 후 농촌체험마을 이끄는 이재명 촌장
부서명 농업기술센터 등록일 2018-06-08 조회 284
첨부  

출처:농민신문





이재명 고라데이마을 촌장이 농산물 수확체험용 감자밭을 둘러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다. 고라데이는 ‘골짜기’를 뜻하는 강원도 토속어다.




[촌(村), 새 삶을 열다] 귀촌 후 농촌체험마을 이끄는 이재명 촌장 <강원 횡성>


“도시·농촌 교류 활성화에 조금이라도 힘 되고 싶네요”


생활체육 관련 기구서 일하다 경쟁에 지쳐 귀농 결심했지만 쉽지 않은 농사에 실패로 끝나


고라데이마을 촌장 맡게 된 후 프로그램 기획부터 운영까지 도맡아 연간 1만3000명 올 정도로 인기

 




강원 횡성군 청일면 고라데이마을은 병풍처럼 솟아난 산에 폭 안겨 있다. 덕분에 바깥세상의 소란함과 닿을 일이 없다. 대신 바람이 산천을 훑는 소리, 새들의 노래, 은은한 풍경 소리만이 흐른다. 그 기분 좋은 고요함이 좋아 이곳을 터전으로 삼은 사람들이 더러 있다. 이재명 고라데이마을 촌장(62)도 그중 한명이다.



귀촌 8년 차인 이 촌장은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이끄는 등 어느덧 마을에 없어선 안될 존재가 됐다. 까맣게 그은 피부며 푸근한 인상까지 이젠 어딜 봐도 촌부가 틀림없지만 대전이 고향인 그가 연고도 없는 횡성에서 시골살이를 하리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서울에 있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체육을 전공했어요. 체육학 교수가 되고 싶어 독일 유학까지 준비했었지만 집안 사정으로 포기하면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죠. 생활체육 관련 기구에서 국민 건강 프로그램을 개발·지도하고, YMCA에서 운영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어요.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이나 행정·지도·교육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지요.”



그렇게 서울살이에 바빴던 그가 횡성에 발을 들여놓은 건 친구의 부탁 때문이었다. 친구는 횡성에 있는 청소년수련원의 원장 자리를 맡아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운영 일은 잘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그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늘 그렇듯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순 없더라고요. 서울에서도 직을 맡으면서 영업 문제에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수련원장 자리도 마찬가지더군요. 사람들 틈에 치이는 생활에 이골이 난 터라 다 던져버리고 텃밭을 일구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그때부터 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러던 중 아내의 지인으로부터 고라데이마을의 농지를 소개받았다. 그는 인심 좋고 평화로운 마을이 마음에 들었다. 심사숙고한 끝에 991㎡(300평) 규모의 땅을 사서 천마를 심었다.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작물이란 말을 듣고 직장생활과 밭일을 병행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농사는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한두달에 한번씩 들여다보니 농사가 잘될 턱이 있나요. 서울 촌놈이 그제야 농사가 보통 일이 아니란 걸 깨달은 셈이죠. 지금도 다른 일은 다 해도 농사는 함부로 엄두를 못 내요.”


 




이촌장은 방문객들에게 재미있는 경험을 선물하기 위해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마다 정자관과 개량한복을 차려입는다.





쓴맛을 본 그와 농촌의 연이 이렇게 끝나나 싶었는데 또 다른 계기가 찾아왔다. 지역 내에서 경영 전문가로 알려진 그에게 마을의 농촌체험 운영을 도와달란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처음엔 고사했지만 계속되는 요청을 외면하긴 쉽지 않았다. 결국 그는 촌장이란 자리를 맡아 고라데이마을의 일원이 됐고, 체험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부터 운영·관리까지 맡고 있다. 산골운동회·심마니체험·폭포트레킹 등 새로운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다보니 연간 1만3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갈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먹거리를 책임지는 우리 농업이 명맥을 이어가려면 도농간 교류와 상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도시민들이 농촌을 체험하고 알아가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농촌체험을 해본 방문객들이 농업·농촌의 가치를 알리는 새로운 전파자가 될 수 있으니까요.”



더 나은 농촌을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다는 이 촌장. 그래서 그는 지역 발전을 논의하는 10여개 단체에서 활동하며 매일같이 바쁘게 움직인다. 도시에서 미용사로 일했던 아내와 함께 지역 요양원 어르신과 주민들에게 미용봉사를 하는가 하면, 강원 지역 마을선생님으로 활동하며 학생들에게 체육도 가르친다.



“서울에서의 삶은 매일이 경쟁이었어요. 길이나 지하철에서 사람들은 죄 웃음기 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휴대전화만 바라보지요. 그런 도시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진 않았어요. 사방이 푸른 자연에서 순박한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지금은 하루하루가 힐링이에요. 부러울 것도 욕심부릴 것도 없는 이 산골에서 평생 사는 게 제 바람입니다.”

목록

게시판 이전 및 다음 링크
다음
이전
담당부서 :
기술보급과
연락처 :
041-940-4762
최종수정일 :
2025-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