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이장(앞줄 왼쪽)이 싣고온 홍고추 상자를 남희주 단양소백농협 조합장(〃 오른쪽)이 함께 옮기고 있다.
김동수 영춘면 오사리 이장
6600㎡(약 2000평)에 고추농사를 짓는 김동수 이장은 고추 따기의 어려움을 누구보다도 절감하는 농민이다.
그는 6년 전 이맘때 고추밭에서 쓰러진 적이 있다. 그해따라 홍고추량이 많아 들뜬 마음에 오후 일찍 고추밭에 나갔다가 더위를 먹은 것. 119 응급차를 타고 강원 영월의료원으로 실려갔던 그는 그날 밤 증세가 심해져 더 큰 병원인 원주의료원 신세까지 져야 했다.
“의사 얘기가 심정지 직전까지 갔었다고 하더라고요. 더위의 무서움을 직접 경험한 이후로는 절대 무리하지 않습니다.”
김 이장 부부가 따고 말리는 고추는 연평균 홍고추 2500㎏, 건고추 2100㎏(3500근)이다. 8월말까지는 홍고추 그대로 농협에 내고 9월부터는 건고추로 말려 판매한다.
올해는 홍고추가 가지에 매달린 채 건조될 정도로 무더위가 심해 농가마다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건조가 시작되면 무게가 확 줄어 20㎏ 상자를 채우는 데 더 많은 고추를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소비자는 이익이지만 투입한 노동력이 곧 돈인 농가는 손해가 크다. 하지만 “다행히 값이 좋아 그나마 힘이 난다”는 김 이장은 “국산 건고추는 무더위 속에서 일일이 땀으로 생산하는 귀한 농산물인 만큼 감사히 먹어달라”고 소비자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