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농민신문
통계청, 387만5000t 예상…이미 쌀값 하락 시작 조치 없을 땐 하락폭↑…쌀생산자협 “대책 속히 발표해야” 농식품부 “도정수율 등 변수 많아…상황 살피며 필요할 때 조치”
올해도 쌀이 과잉생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어렵게 회복된 쌀값이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한 선제적인 시장격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18년산 쌀 예상 생산량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387만5000t 수준이 될 전망이다. 2017년(397만2000t)에 비해 2.4% 감소한 물량이다. 벼 재배면적과 단수 모두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벼 재배면적은 73만7769㏊로 2017년보다 2.2%, 10a(300평)당 생산량은 525㎏(현백률 92.9%)으로 0.4% 줄었다. 폭염과 잦은 강우 등 기상여건 악화로 출수·개화가 제대로 되지 않아 완전낟알수가 감소한 게 단수 감소의 원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이처럼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줄 것으로 전망되긴 하지만 여전히 수요량보다는 많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신곡 수요량을 378만t으로 예상하고 있다. 1인당 쌀 수요량을 59.1㎏(2017년 61.8㎏)으로 보고 산출한 양이다. 결국 올해 생산량에서 수요량을 빼면 9만t 내외가 과잉인 것이다.
이에 따라 과잉물량을 선제적으로 시장격리하지 않으면 쌀값이 다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쌀값 하락은 이미 시작됐다. 10월15일자 산지 쌀값은 80㎏ 한가마당 19만3008원으로, 10월5일자 19만4772원과 견줘 1764원(0.9%) 떨어졌다. 10월15일자 쌀값부터는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긴 하지만, 적절한 시장격리 조치가 없을 경우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양곡 전문가들의 공통된 얘기다.
전국쌀생산자협회는 최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신곡 예상 수요량을 초과하는 물량 등 모두 27만t을 시장격리하는 수확기 쌀 대책을 조속히 발표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김종회 민주평화당 의원(전북 김제·부안)도 “어렵사리 정상화 단계에 진입한 쌀값을 지금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요량을 초과하는 물량을 선제적으로 시장격리하고, 농협도 농가 희망물량을 전량 매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생각은 다르다. 올 수확기의 경우 향후 쌀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가 많아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벼의 도정수율(벼를 빻았을 때 쌀이 되는 무게 비율)이 가장 큰 변수다. 보통 72%인 도정수율이 올해는 68~69%에 불과할 것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김인중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17일 기자브리핑에서 “올해 도정수율이 좋지 않다는 현장의 의견이 많다”며 “실제로 도정수율이 3~4% 떨어지면 쌀 생산량이 신곡 수요량보다 부족해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달 발표될 쌀 확정 생산량 등까지 감안한 후 필요하면 수급대책을 내놔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의 쌀값 수준도 시장격리를 하기에는 다소 높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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