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넬대학교 농과대학에 따르면 뉴욕주를 중심으로 악성 잡초인 ‘분홍 수레국화(Spotted Knapweed)’와 ‘독성 파스닙(Poisonous Parsnip)’이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도로 주변에만 분포하던 이 잡초들이 최근 3~4년 사이 농경지로 옮겨오면서 작물 수확량 감소 등의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분홍 수레국화는 하나의 식물체가 1000개의 씨앗을 뿌릴 정도로 번식속도가 빠르다. 코넬대 연구진에 따르면 분홍 수레국화는 어떠한 토양 상태에서도 급속히 확산하며, 뿌리에서 독성 물질을 내뿜어 다른 작물의 생육을 방해한다. 유럽에서 유래했지만 현재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독성 파스닙은 윗부분에 노란 꽃이 피면서 짧고 두꺼운 뿌리를 가진 잡초다. 특히 이 잡초가 사람이나 동물의 살갗에 닿으면 마치 화상을 입은 것과 같은 증상을 유발한다.
안토니오 디토마소 코넬대 연구원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사람의 몸에 독성 파스닙에서 나오는 진액이 묻으면 화상 증세가 나타난다”면서 “피해를 당하면 한동안 햇살이 내리쬐는 지역에 나갈 수 없을 정도로 독성이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지에선 일부 농민들이 악성 잡초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11월말 뉴욕주 일부 농민들이 뉴욕주의회 농업위원회에 출석해 악성 잡초의 현황과 피해 실태를 토로했을 정도다.
주의회에 출석한 농민 빈센트는 “방목해 기르는 양들이 독성 파스닙을 섭취한 뒤로 입속에 화상 증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목장에서 일하는 작업자 역시 팔 등에 피해증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농민 크로시어도 “분홍 수레국화가 다른 작물의 생육을 막아 가축용 건초 생산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독성 잡초의 확산을 막을 뚜렷한 대책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뉴욕주 정부와 대학 연구진들은 공동으로 잡초의 생리와 확산경로를 분석하고 있다. 방제에 적합한 제초제를 선별하고, 필요한 경우 ‘독성 잡초 방제 교부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토마소 연구원은 “지구의 기온 상승과 이산화탄소 증가 등이 잡초 확산에 영향을 줬는지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