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30 친환경농업 혁신비전 선포식’에서 관련 단체와 학계 관계자들이 주체별 참여과제를 선창하고 있다.
친환경농업 20년…‘2030 혁신비전’ 새롭게 선포
근본 가치 실현에 소홀하고 양적 성장 추구해온 점 자성
생산자·소비자·연구자 협력 2030년까지 비전 실현 다짐 각 주체별 수행과제도 제시
선포와 함께 컨퍼런스 열고 현 친환경농업 문제점 고찰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 논의
한국친환경농업협회와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는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2030 친환경농업 혁신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친환경농업 원년 선포 20주년을 맞아 친환경농업의 가치를 재정립하고 새로운 비전을 공유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날 발표한 2030 친환경농업 혁신비전은 ‘생태환경 보전과 건강한 먹거리로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생에 기여하는 친환경농업’이다.
김영재 한국친환경농업협회장은 “그간 양적 성장에만 집중하느라 소홀했던 친환경농업의 근본 가치를 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춰 새로운 비전을 설정했다”면서 “생산자·소비자·연구자가 하나로 뭉쳐 2030년까지 혁신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비전 실현을 위한 세가지 원칙도 마련됐다. ▲농지의 생태계 보전을 통해 환경자원 보전에 기여하는 농업 실천 ▲환경·생태계 보전과 공동체의 건강성을 지향하는 소비자 활동 ▲생산·유통·소비과정에서 주체들간의 유기적이고 협력적인 관계 강화 등이 그것이다.
생산자·소비자·연구자 등 각 주체가 수행해야 할 구체적인 과제도 제시됐다.
즉 생산자는 우리 사회와 국민이 필요로 하는 공공재 생산의 주역임을 인식하는 동시에 생태계를 보존하며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또 소비자는 국가와 사회의 환경보전 목표 달성의 핵심 주체임을 자각하고, 농촌지역의 다양한 환경·문화·역사자원을 보존하는 활동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연구자는 친환경농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 내 주체들간 기술적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한편 이날 선포식 행사의 하나로 한국유기농업학회는 ‘친환경농업의 현재와 미래’란 주제로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컨퍼런스에서는 ‘친환경농업의 관행농업화’ 문제가 중점적으로 지적됐다. 친환경농업의 관행농업화란 친환경농업이 기존 관행농업과 차이가 없어진 것을 의미한다. 가령 친환경농업도 생산성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거나 수입한 농자재를 사용하는 게 일반화됐다는 것이다. 또 안전성을 담보로 하는 이윤지향적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지적이다.
김호 단국대학교 환경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이제부터라도 친환경농업의 발전방향은 자원순환에 충실한 생산방식을 되살리고, 과정 중심의 인증제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특히 생산자·소비자간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로컬푸드·생협 같은 대안시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