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농민신문

2만4825개 vs 1만8757개 2015년 기준 ‘농업법인수’ 두 조사간 차이 6068개 달해 계속되는 통계 정확도 지적에도 정부 개선 노력은 ‘미미’ 돼지 생산비·화훼농가수 통계도 신뢰 잃어…개선 시급 농업·농촌 관련 통계가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정부의 개선 노력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재배면적 등은 물론이고 농업·농촌 분야 곳곳에서 통계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사례가 여전한 실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매년 실시하는 ‘농업법인조사’에 따르면 2015년말 기준 운영 중인 농업법인수는 1만8757개다. 하지만 농식품부가 2016년 10월에 낸 ‘2016년 농업법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이 숫자에 의구심이 든다. 2015년말 기준으로 법원에 등기된 농업법인 가운데 운영 중인 곳은 2만4825개다. 두 조사간 농업법인 차이가 무려 6068개에 달한다.
농업법인 실태조사는 법률에 명시된 사업범위(농업 생산·가공·유통·수출, 농촌관광 등)를 벗어나 목적 외 사업을 영위하는 농업법인을 정비하기 위한 것으로 강제성을 가진다. 반면 농업법인조사는 조사에 응하지 않아도 그만이다. 그만큼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농식품부는 서로 다른 두 조사 결과를 아무런 대책 없이 발표해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늬만 농업법인이거나 연락처 및 소재지조차 파악되지 않는 법인이 넘쳐나는 이유 중 하나는 이처럼 기초 통계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돼지 생산비 통계도 마찬가지다. 통계청은 비육돈 생체 100㎏당 생산비를 28만3648원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이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최소 30만원 이상이 든다는 게 생산자단체의 설명이다.
조진현 대한한돈협회 농가지원부장은 “분뇨처리비만 해도 한마리당 1만5000~2만5000원이 드는데, 통계청은 이를 6700원 정도로 계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조사 대상농가를 일부 선도농가에 국한하다보니 생산비가 아무래도 적게 산출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화훼통계 역시 부정확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화훼농가수는 7421농가, 화훼생산액은 5657억원 정도다. 하지만 화훼생산자단체는 이러한 통계를 믿지 않는다. 농가수만 해도 2만농가가 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불신의 원인은 부실한 통계조사에 있다.
현행 화훼재배와 관련된 통계는 행정조사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직접 화훼농가를 방문하고 관련 정보를 농림사업정보시스템(AGRIX)에 입력하는 식이다. 하지만 농가를 실제 방문하기보다는 전화로 조사하는 경우가 많다. 마을이장이나 선도농가가 해당 농가 대신 조사에 응하는 일도 있다.
또 공식 조사기간은 4개월이지만 실질 조사기간은 2개월로 매우 짧고, 화훼농가들이 바쁜 시기(1~4월)에 조사가 이뤄지다보니 조사에 응하지 않는 농가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의 화훼통계에 대한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농식품부는 화훼 관련 조사를 행정조사 방식에서 예산이 수반되는 조사통계 방식으로 바꿀 것을 통계청에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임영호 한국화훼단체협의회장은 “행정조사로는 오차가 크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10년 전부터 이야기해도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며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농업통계를 제대로 내야 농업·농촌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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