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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품] 무심결에 또! 글의 상세내용
제목 [일회용품] 무심결에 또!
부서명 농업기술센터 등록일 2019-04-09 조회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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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농민신문





새내기 기자의 ‘일회용품’ 관찰일지


방 닦을 때 쓴 물티슈, 배달음식 용기 등 우리 생활의 일부가 돼버린 일회용품


움직일 때마다 배출하고 있음을 깨달아


사흘 동안 사용한 일회용품들만 해도 플라스틱 용기 25개, 포장재 28개 등 한가득


몸 편했던 순간이 마음의 짐으로 돌아와

 




그야말로 일회용품과의 전쟁이다. 자연스레 일회용 컵을 건네던 커피전문점들이 머그컵을 내놓기 시작했다. 아직 몸에 익지도 않았는데 이젠 또 마트에서 비닐봉지도 마음껏 쓸 수 없게 됐다.



이달부터 대형마트·슈퍼마켓 등이 손님에게 무상으로 비닐을 제공하다 적발되면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환경부는 앞으로 택배와 가공품 등에서 나오는 포장재도 규제하겠다며 엄포를 놨다. 이쯤 되니 ‘일회용품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길래?’ ‘어떻게 하면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을까?’란 물음이 머릿속에 맴돈다. 







한 사람이 사용하는 일회용품은 얼마나 될까. 뭐든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농민신문> 문화부 새내기 기자가 사흘 (3월31일~4월2일) 동안 사용한 일회용품 내역을 기록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관찰일지로 시작해서 반성문으로 끝난다.

 




도시락 용기와 수저.





1일째 : 생각보다 빨리 온 각성의 시간



사용한 모든 일회용품을 모으기 시작한 첫날은 일요일이었다. 오전 느지막이 일어나자마자 취재 생각이 났다. 3일 후 집엔 과연 얼마나 많은 일회용품 쓰레기가 쌓여 있을지 가늠이 안됐다. 조금 심란한 마음도 잠시, 평소처럼 옆 건물 1층 커피전문점에서 아이스 카페라떼를 사왔다. 일회용 컵에 담아온 커피를 침대에서 편하게 마셨다.



플라스틱 빨대를 타고 올라오는 커피를 흡입하며 방을 돌아보니 아수라장이었다. 주섬주섬 정리하고 물티슈 세장을 뽑아 방바닥을 다 닦았다. 가만있어 보자. 물티슈도 일회용품이다. 심지어 원단에 플라스틱이 들어간다. 깨끗해진 방에 누워 배달 애플리케이션으로 김치찌개 정식을 시켰다. 50분 후 하얀 일회용 용기 5개에 담긴 찌개와 반찬이 왔다. 몇년 전까진 배달음식도 다회용 그릇에 담겨져 왔던 것 같은데. 어쨌든 설거지해서 문밖에 내놓는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됐다. 남은 음식은 비닐 지퍼백에 담아 냉장고에 넣고, 편의점에서 병맥주를 샀다. 또 일회용품이다. 하루 만에 커피 테이크아웃잔 1개, 플라스틱 빨대 1개, 지퍼백을 포함한 비닐 4개, 물티슈 3장, 플라스틱 용기 5개, 500㎖ 페트병 1개, 공병 1개가 쌓였다. 생각보다 많은 일회용품을 배출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기엔 채 하루도 안 걸렸다. 돌이켜 생각하니 이날은 그나마 건전한 날이었다.

 




쌓여가는 일회용 컵.





2일째 : 일회용품의 늪



미세먼지 수치가 보통 수준에다 햇볕도 쨍쨍했다. 미세먼지가 보통만 돼도 고마운 요즘, 이 귀한 봄날씨를 만끽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래서 선배기자 3명과 함께 점심시간을 이용, 간단한 도시락 소풍을 갔다. 4인분 도시락을 주문했는데 플라스틱 용기 한 무더기가 대형 비닐봉지에 담겨왔다. 침착하게 내용물을 펼쳐봤다. 플라스틱 밥그릇 4개, 국그릇 3개, 반찬그릇 8개, 뚜껑 15개, 플라스틱 그릇들을 담는 또 다른 플라스틱 용기 3개, 플라스틱 수저 4개, 플라스틱 수저를 포장한 비닐 4개가 나왔다. 도시락이니 당연히 음식이 일회용 용기에 담겨오리라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음료까지 사니 알루미늄캔 6개, 500㎖ 페트병 2개, 종이컵 6개가 나왔다. 간단한 도시락 소풍이었지만 일회용품 쓰레기는 한짐이었다.



소풍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채 후식을 먹으러 카페에 갔다. 바로 사무실로 들어와야 해 어쩔 수 없이 일회용 컵에 커피를 담았다. 마음이 편치 않았다. 다음엔 텀블러를 쓰겠다 다짐하며 습관대로 물티슈로 책상을 닦았다. ‘아차!’ 했다. 헤어나올 수 없는 일회용품의 늪에 빠진 것 같았다. 이날 도시락 외에도 커피 테이크아웃잔 2개와 빨대 2개, 물티슈 3장, 비닐봉지 2장, 저녁 때 먹은 캔맥주 1캔이 더 나왔다.

 




식품 배달 포장재.



3일째 : 불편해진 일회용품



아직 하루가 더 남았는데도 신발장 앞엔 꽤 많은 일회용품이 쌓여 발 디디기 불편했다. 아침에 스마트폰을 확인하니 어제 인터넷으로 장을 본 물품이 현관 앞에 도착했단 문자가 와 있었다. 또 얼마나 많은 일회용품이 날 기다리고 있을지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냉동새우살, 떡볶이 2인분 재료, 간편조리 우동을 시키고 나온 일회용품은 다음과 같다. 라면박스 크기 스티로폼 상자 1개, 아이스팩 1개, 플라스틱 용기 2개, 크고 작은 비닐 포장재 무려 13개.



남은 시간에 조금이나마 일회용품 소비를 줄여봐야겠다는 생각에 찬장에서 텀블러를 챙겼다. 그런데 막상 카페 계산대 앞에 서니 가방 속 텀블러는 까맣게 잊혔고 기자의 손엔 또 하나의 일회용 컵이 들려 있었다. 습관을 바꾸기가 쉽지 않았다. 퇴근 후 들른 신문사 근처 영천시장. 귤을 고르는데 가게 아주머니가 비닐봉지부터 꺼내 드는 바람에 자연스레 거기에 담았다. 가는 길에 백화점에서 속옷 2벌을 사니 비닐포장 4개, 옷 모양 잡아주는 종잇조각 2개, 비닐코팅된 종이쇼핑백 1개가 나왔다.

 




사흘 동안 사용하며 모은 일회용품 쓰레기 중 일부.





3일이 끝났다. 플라스틱 용기 25개, 커피 테이크아웃잔 12개, 페트병 4개, 알루미늄캔 7개, 비닐로 된 봉지와 포장재 28개 등으로 신발장 앞이 가득 찼다. 일회용품으로 몸은 편했지만 이젠 마음이 불편해졌다. 실험이 끝난 다음날, 새끼를 밴 채 죽은 고래 배 안에서 22㎏가량의 플라스틱이 나왔다는 뉴스가 유독 눈에 띄었다. 그리고 그날 들른 커피집. 자연스럽게 텀블러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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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