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일본 바이어가 가져온 샘플을 통해 처음 ‘보존화(Preserved Flower·생화를 특수처리해 원하는 색과 형태가 오래 유지되도록 한 꽃)’를 알게 됐어요. 특별한 기술을 적용해 3년 이상 원형을 유지한다는 얘기에 귀가 번쩍했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보존화 사업과 연구에 뛰어들었습니다.”
경북 봉화에서 990㎡(약 300평) 규모의 안개꽃 농사를 짓는 박지훈 봉화에버로즈영농조합법인 대표(46·봉화읍 화천리)는 화훼농가로선 드물게 보존화 용액과 공정에 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660㎡ 부지에 직접 개발한 용액을 이용해 보존화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공장과 체험학습장·전시관도 갖췄다. 체험학습장에는 매년 학생과 일반인들이 10차례 이상 찾아온다. 화훼의 6차산업화에 필요한 모든 활동을 보존화를 통해 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절화협회 부회장이기도 한 박 대표는 “보존화가 화훼산업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통 2주 안에 시드는 생화는 특별한 날 행사용품으로만 주로 쓰이지만, 3년 이상 가는 보존화는 액자나 병 등에 담은 실내 장식품으로 꾸준히 나갈 수 있어서다. 박 대표는 “보존화는 조화와 달리 생화가 재료라 시장이 커질수록 화훼농가에도 이득”이라며 “특수 이후 화훼농가가 매번 겪는 여름 비수기 때도 안정적으로 소득을 올리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박 대표가 지난해 보존화 판매로 올린 매출은 1억2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배다. 소량이지만 일본 수출에도 성공했다. 주력 상품인 ‘컬러안개꽃’으로 거둔 성과다. 박 대표는 “컬러안개꽃은 잎과 줄기까지 원래 색을 완전히 뺀 후 원하는 색을 새로 입혀야 하는데, 처리를 마친 후에도 꽃잎이 쉽게 부서지지 않고 촉촉함을 유지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보존화 연구와 홍보를 계속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보리사초 등 야생화로도 보존화를 만들 수 있을지 연구 중”이라며 “학생들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체험학습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