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한 지 5년 만에 이렇게 훌륭히 자리를 잡은 사례는 굉장히 드물 거예요. 무엇이든 열심히 배우고, 지역사회활동도 성실하게 한 덕분이겠죠.”
멘토 옥영희씨(54·경기 연천군 군남면)가 멘티인 권미영씨(54) 칭찬부터 늘어놓는다. 영희씨에게 미영씨는 2016년에는 연천농업대학을 졸업하고 농촌진흥청에서 모집하는 귀농인 연수프로그램에 연천군 대표로 뽑힐 정도로 열심인, 자랑스러운 멘티다. 지금은 연천귀농귀촌회 회장도 맡고 있다.
서울에서만 쭉 생활해왔다는 미영씨가 군남면을 찾은 것은 2013년. 처음부터 농사를 짓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단다. 그저 건강상의 이유로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을 찾아왔을 뿐이다.
하지만 붙임성 좋은 미영씨가 마을주민들과 가깝게 지내기 시작하자 주변에서 농사를 권했다. 너도나도 땅을 빌려주겠다고 나섰다. 집 앞 텃밭을 가꾸는 데도 재미가 붙었다. 그렇게 미영씨는 멘토 영희씨를 만났다.
“사실 우리 선생님(영희씨)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체험농장을 운영 중이세요. 그 ‘모아베리 딸기농장’의 체험프로그램을 찾는 사람만 연간 1만5000명이 넘죠. 게다가 재방문율도 높아요. 한번은 프로그램 진행을 도와주러 갔는데 다섯번째 방문했다는 분도 있었다니까요.”
이런 멘토를 만나다보니 미영씨가 6차산업에 관심을 두게 된 것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딸기를 재배하지 않는 미영씨는 영희씨에게 기본적인 영농기술을 배우는 한편, 6차산업화 노하우를 배우는 데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했다.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가공하는 법, 포장하는 법, 체험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법 등을 배운 것.
“딸기농사를 하지 않으니 제가 키우고 있는 것 중 어디에 가공·교육 등을 접목하면 좋을까 고민했어요. 마침 전통주에 관심이 많아 귀농귀촌회 사무국장님과 함께 막걸리 등을 만드는 양조사업을 시작했어요. 직접 농사지은 쌀로 막걸리를 만들고, 막걸리학교 등과 함께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니까 어느 정도는 6차산업을 하고 있는 셈이죠.”
미영씨가 만들고 있는 술은 막걸리인 <연천아주>, 생(生) 약주인 <연천연주>를 비롯해 연천의 특산품 율무를 넣은 <연천율무전통막걸리>와 <연천율무동동주>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여기에 프리미엄 전통소주 <연천우주>까지 더해질 예정. 새 상품 개발하랴, 체험프로그램 만들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미영씨지만 지난해 10월에는 연천군에서 실시하는 농가형 곁두리사업에 참여, ‘곁두리 카페’까지 냈다. 연천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직접 판매할 뿐 아니라 이를 이용한 상품 개발과 판매에 나선 것.
“마을분들이 열심히 재배한 작물의 판로를 넓히고, 율무라테·율무리소토·율무샐러드처럼 연천군의 색깔을 살린 메뉴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점도 곁두리 카페의 매력인 것 같아요. 멘토가 하고 있는 딸기아이스크림 가공 등을 눈여겨봤던 게 메뉴 개발에도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연천의 매력을 더 많이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