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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부동산 이야기] ‘함께하는 전원생활’ 환상보다 현실이 우선 글의 상세내용
제목 [귀농·귀촌 부동산 이야기] ‘함께하는 전원생활’ 환상보다 현실이 우선
부서명 농업기술센터 등록일 2019-11-19 조회 213
첨부  

출처-농민신문





두 가족 이상이 함께 살기 위한 땅을 찾고 결정하기란 매우 어렵다. 살기 좋은 땅을 기준으로 삼되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때론 각자도생하는 것도 방법이다.




귀농·귀촌 부동산 이야기 (3)때로는 각자도생


형제·자매·친구 등 친한 사이도 땅에 대한 취향·활용 목적 달라


모두가 만족하는 곳 찾기 어려워

 




꽤 오래전의 일이다. 어느 날 60대 부부가 강원도 산동네에 사는 필자를 찾아왔다. 방문 목적을 물었더니 깊은 한숨과 함께 다소 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절친한 세 친구가 있었다. 각자 자식들을 잘 키워 모두 시집·장가보내고 안정적으로 생활을 이어갔다. 어느 날 셋이 모여 “이젠 우리끼리 시골에서 행복한 전원생활을 누려보자”고 의기투합했다. 당장 셋이 함께 인연의 땅을 찾아 나섰다. 몇년 동안 거의 매주 전국 곳곳을 누비며 이런 땅, 저런 땅을 수도 없이 봤다. 하지만 셋 다 만족스러운 터를 만나지 못했다. 친구 둘이 좋다고 하면 다른 이가 싫다고 퇴짜를 놓는 일이 반복됐다. 방랑하듯 허탈한 답사만 계속됐다. 그들은 서서히 지쳐갔다.



친구 셋은 다시 머리를 맞댔다. 그리고 약속했다. “이런 식으로 발품만 팔다가는 전원생활은 해보지도 못하고 죽게 될 것이다. 그러니 조금씩만 자기 고집을 내려놓고 서로 양보하자”고 말이다. 이런 위기감 때문이었을까. 마침내 세 친구 모두가 만족스러운 땅을 만났다. 이들은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부둥켜안고 기뻐했다.



세 친구의 머릿속엔 이미 귀엽고 사랑스런 손주들과 함께 뛰노는 꿈의 전원주택까지 다 지어져 있었다. 그런데 아뿔싸! 세 아내 중 딱 한사람이 “나는 여기서는 죽어도 못 산다”고 폭탄선언을 하는 게 아닌가. 절망한 친구 셋은 다시 머리를 맞댔다. 그리고 결단을 내렸다.



“지금까지 우리는 다 겪어보지 않았는가. 아내들까지 포함한 여섯 모두가 만족하는 터를 만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니 이젠 각자도생(各自圖生)하자.”



결국 세 친구는 뿔뿔이 흩어졌고, 이후 60대 부부가 다시 인연의 땅을 찾기 위해 필자를 만나러 왔다는 것이다.



최근엔 한 중년여성이 강원도 귀농·귀촌 멘토프로그램을 통해 필자에게 도움을 청했다. 언니와 형부가 먼저 보고선 한눈에 반한 땅을 함께 답사하면서 조언을 듣고 싶다고 했다. 땅을 보러 함께 현장에 갔다. 언니와 형부는 무척 만족스러워했다. 산으로 둘러싸인 주변은 몇몇 전원주택 외에는 전혀 인공 시설물이 눈에 띄지 않았다. 묘지도 축사도 없었다. 무엇보다 조망권이 빼어났다.



하지만 동생의 생각은 달랐다. 경사가 급한 진입로, 위압적으로 높은 축대, 동북향 등을 이유로 보자마자 “난 싫다”고 했다. 결국 그 땅은 그들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이들의 이야기가 예비 귀농·귀촌인들에게 주는 교훈이 적지 않다. 실제로 형제와 자매, 절친한 친구, 각종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행복한 전원(시골)생활을 꿈꾸는 이들이 꽤 많다. 하지만 많은 경우 애초 그 출발점이 되는 새 삶터를 찾는 과정에서부터 난관에 봉착한다. 사람마다 땅에 대한 취향과 그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택할 것인가는 서로 상의해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함께하는 터’를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으니 때론 과감하게 포기하고 각자도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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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