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0~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우리 쌀빵 기능경진대회’에서 심사위원들이 출품된 쌀빵들을 심사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농민신문 공동기획-쌀 소비를 늘리자 (5)·끝 쌀빵 육성
원재료 비싸 인기 떨어지자 농식품부, 1㎏ 1000원에 제공 제과점 등 업체 경쟁력 높여
쌀빵용 품종 ‘가루미’ 보급 제품 판로확보·홍보에 박차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소비촉진의 일환으로 쌀빵소비를 늘리는 데도 역점을 두고 있다.
쌀빵은 글루텐 프리(Gluten Free·불용성 단백질이 없는) 식품이어서 밀가루로 만든 빵보다 소화가 잘되고 칼로리도 낮다. 이런 이유로 쌀빵은 2000년대 초반 웰빙·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았다. 쌀빵 전문점이 속속 생겨났고, 일반 빵집에서도 쌀빵 상품 몇가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대중화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품종류도 대부분의 밀가루빵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해졌다. 하지만 경기침체 등의 이유로 쌀빵의 인기는 한풀 꺾였다. 밀가루빵보다 원재료가격이 비싸고 이를 가공하는 데 드는 비용도 높다는 점이 쌀빵의 인기가 떨어진 이유 중 하나다.
이에 농식품부는 쌀빵의 인기를 되살리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대표적인 게 가공용 쌀 할인공급이다. 농식품부는 해마다 많은 양의 국내산 구곡 및 수입 쌀을 쌀빵 제조업체 등에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가격은 국내산 구곡이 1㎏당 1000원으로 정상가격 2300원의 반도 안된다. 가공용 쌀 할인공급은 쌀빵을 만드는 제과점 등 업체 입장에서는 제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쌀빵 전용품종을 개발하기 위해서도 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했다. 그 결과 농촌진흥청은 최근 쌀빵 전용품종인 <가루미> 개발을 완료했다. <가루미>는 쌀을 빵으로 만드는 데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인 ‘제분기술’의 혁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품종으로 빵을 만들려면 쌀을 씻어서 불린 뒤 건조한 후 빻아야 한다. 문제는 씻고 불리는 작업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수반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쌀을 불리는 데만 6시간가량이 소요되고, 쌀가루 1t을 만드는 과정에서 폐수(쌀뜨물) 5t이 발생한다. 이에 비해 <가루미>는 쌀을 불리지 않은 상태로도 빻아서 사용(건식제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지웅 농진청 연구관은 “<가루미>는 소규모 빵집에서 소형 제분기로도 쉽게 빻을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쌀빵의 원료인 쌀가루를 보다 편하고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또한 ‘쌀가공식품산업대전’ 개최나 ‘쌀 가공품 TOP 10’ 선정을 통해 쌀빵의 판로확보와 홍보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마다 ‘우리 쌀빵 기능경진대회’를 열어 쌀빵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높이고 다양한 형태의 쌀빵이 개발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노석원 농진청 지도사는 “쌀 소비확대를 위해 다양한 제과·제빵 신기술을 개발하고 레시피를 발굴하기 위해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수입 밀가루의 사용을 줄이고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 11월20~21일 서울 코엑스(COEX)에서 열린 경진대회에서는 <가루미>로 만든 빵의 맛과 식감이 기존에 유통되던 쌀빵보다 더 좋거나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농식품부의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쌀빵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기 평택시 오성면에 있는 미듬영농조합법인(대표 전대경)이 대표적이다. 2009년 쌀 가공업체로 출범한 이 법인은 과채·견과 가공식품까지 60여가지의 농식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성장했으며, 2017년 11월 평택에 ‘평택쌀빵’이라는 유기농쌀로 만든 쌀빵전문점을 개장했다. 현재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에 다양한 종류의 쌀빵을 납품하고 있다. 법인은 <가루미> 품종을 시험 재배·가공하는 민관협의체에 참여해 쌀빵의 원료비 절감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