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농민신문

군고구마 노란 속살 보면 절로 군침 돌아 식이섬유 풍부해 다이어트에 ‘딱’ 세월 흘러도 여전히 인기 만점 에어프라이어 활용하면 집에서 맛나게 즐길 수 있어 빵·케이크 등 가공식품도 다양
겨울 간식의 최고봉은 뭐니 뭐니 해도 고구마다. 쪄 먹고, 구워 먹고, 튀겨 먹고, 심지어 말려서도 먹는, 이 ‘신박한’ 먹을거리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다.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동장군의 도착을 알리는 전령사는 군고구마였다. 동네 어귀 곳곳, 버스정류장 옆, 지하철역 앞에 동그란 군고구마통이 보이기 시작하면 ‘아, 겨울이구나’ 했었다. 통에서 갓 꺼낸 고구마는 살갗을 데일 만큼 뜨거운데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마법이 있었다. 살짝 탄 듯한 껍질을 돌돌 말아 벗기면 나오는 노란 속살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스릅, 군침이 돌게 했다.
워낙 오래된 주전부리라 자칫 촌스럽다고 오해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고구마만큼 세월을 타지 않은 먹을거리도 없다. 군고구마처럼 ‘추억 돋는’ 형태로든, 최근 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끈하게 데우며 핫한 아이템으로 떠오른 고구마빵의 형태로든 언제나 ‘현재진행형’ 간식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와 다이어트에 좋고 혈당지수(GI)가 낮아 당뇨환자에게도 부담이 없으며,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항암효과까지 있는 그야말로 건강식품이니 간식을 먹으며 죄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게다가 촉촉하고 부드럽고 달콤한 호박고구마 생산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의 고구마 사랑은 더 커졌다. 몇년 사이 에어프라이어 보급이 늘어난 것도 고구마 인기를 부채질했다. 에어프라이어에 고구마를 넣고 돌리기만 하면 어릴 적 골목길에서 사 먹던 군고구마를 ‘싱크로율 100%’로 소환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단, 겉껍질이 살짝 탈 때까지 익혀주는 것이 요령임을 잊지 말자.
잘 구워진 고구마에 김장김치 한쪽을 척 걸쳐서 한입 크게 베어 물면, 이 겨울의 낭만이 고스란히 입속으로 들어간다. 새콤달콤한 동치미 국물까지 한숟가락 떠먹으면 금상첨화다.
살짝 귀찮다면 집앞 편의점에 나가보자. 요즘엔 상품화된 군고구마도 많다. 군고구마를 급속 냉동시켜서 파는데,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주기만 하면 된다. 편의점 내에 고구마 굽는 기계를 들여놓고 직접 구워서 팔기도 한다.
트렌디하게 고구마를 즐기고 싶다면 고구마빵이 제격이다. 고구마를 퓌레 형태로 만든 뒤 빵껍질 속을 채운 것인데, 모양도 색도 진짜 고구마 같아서 멀리서 보면 깜빡 속을 정도다. ‘해남 고구마로 만든 고구마빵이 맛있는 ○○빵집’처럼 고구마빵으로 이름을 얻은 빵집들도 있을 정도다. 이제는 고전이 된 고구마케이크를 비롯해 고구마샐러드·고구마슈·고구마샌드 등 고구마가 들어간 간식의 리스트도 계속 늘어나고 있으니, 이놈의 고구마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보관법
통풍 잘되는 그늘에서 말려야 냉장 보관 땐 단맛 줄어 ‘유의’
더 맛있는 군고구마를 먹고 싶다면 고구마 관리에 신경을 써보자. 마트에서 산 고구마를 바로 굽지 말고 3~4일, 길게는 일주일 정도 말려주면 된다. 신문지 등을 깔고 고구마가 서로 겹치지 않게 펼쳐놓은 뒤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 두면 된다. 냉장고에 넣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고구마를 냉장고에 보관하면 당분이 전분으로 바뀌어서 단맛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햇빛을 쬐면 싹이 나버리니 오랫동안 햇빛에 노출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살짝 마른 고구마는 당도가 올라가고 구웠을 때 껍질과 속살도 더 잘 분리돼 ‘진짜 군고구마’에 더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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