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5~6월에 집중돼 농가의 주의가 요구된다. 올해도 이달 18~19일 경기·충북·충남·경북 등지에 우박이 내려 과수농가가 피해를 봤다. 우박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과원에 그물망을 치거나 우박 맞은 과수에 영양제를 뿌려주는 등 만반의 조치가 필요하다.
◆5~6월, 과수에 우박 피해 많아=우박은 5~6월에 대거 발생한다. 이 시기에 우박이 잦은 이유는 지면과 상공의 기온차가 큰 데다 따뜻한 공기가 상승하면서 수증기를 품은 적란운이 많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적란운 안의 작은 얼음덩어리가 지면과 상공의 기온차가 크게 벌어질 때 우박으로 변해 내리는 것이다.
우박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5~6월에 집중돼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8년과 2019년에는 농작물 우박 피해가 5~6월에 100% 발생했다.
피해면적은 2017년 8735.4㏊, 2018년 486.7㏊, 2019년 1808㏊ 등이다. 특히 채소류보다 과수가 우박 피해에 취약하다. 5~6월 우박 피해면적 중 과수의 비중은 2017년 63.4%(5541.5㏊), 2018년 95%(462.7㏊), 2019년 79%(1430㏊)를 차지한다.
◆우박 피해 줄이려면=우박은 국지성으로 갑자기 발생하는 게 특징이라 피해를 완전히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사전 대비와 신속한 사후 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과수는 구멍 크기가 1.25㎜인 가림망이나 간격이 촘촘한 그물망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피해 예방법이다. 그물망 중 가림망이나 방조망 기능을 겸하는 것을 선택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과수가 우박 피해를 보게 되면 열매솎기와 비료 주기 등으로 생육을 회복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 다만 올해처럼 저온피해가 나타날 땐 우박에 찍히거나 멍이 든 열매를 그대로 두는 등 열매솎기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열매를 너무 많이 솎아내면 나무가 우거져 꽃눈 형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내년 착과량이 줄어들 수 있다.
우박으로 잎·줄기에 상처가 생겼다면 그 부위에 살균제와 영양제를 뿌려 덧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사과의 경우 잎이 찢어졌을 때 곰팡이병 발생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부러진 가지는 피해를 본 부위의 바로 아랫부분을 잘라내 새순이 돋아날 수 있도록 한다.
고추·배추 등 노지 밭작물은 터널재배가 우박 피해를 줄이는 데 유리하다. 터널재배를 할 때는 우박에 쉽게 찢어지는 비닐이나 일반 부직포 대신 일라이트(운모) 부직포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우박 피해를 본 밭작물의 경우 뿌리가 살아 있다면 묘를 뽑고 새로 정식하는 것보다 기존의 식물체를 회복시키는 것이 더 낫다. 경북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6월초 착과가 진행된 고추가 우박 피해를 봤을 때 항생제와 4종복합비료로 생육을 회복시키면 새로 심었을 때보다 생산량이 더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