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가 최근 가축전염병 조기 발견을 위해 열화상카메라를 가축 방역현장에 보급했다. 사진은 충남 공주의 한 양돈장에서 가축방역사가 열화상카메라로 돼지의 발열 여부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왼쪽 상단은 열화상카메라 화면 속 온도에 따라 여러가지 색으로 표시된 돼지들. 공주=김병진 기자
열화상카메라로 가축질병 예찰…충남 공주 양돈장 가보니
구제역·ASF 초기에 잡아 즉각 조치로 질병 확산 방지
육안 예찰보다 신속·정확
전기점검 활용…화재 예방도
농가 “걱정거리 덜어 만족”
충남 공주의 한 양돈장.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방역사 두명이 어미돼지와 새끼돼지를 살펴보고 있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가축전염병 예방을 위해 진행된 임상 예찰이었지만 한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현장에서나 사용할 법한 열화상카메라가 방역사의 손에 쥐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방역사가 열화상카메라로 돼지를 훑자 화면엔 빨강·파랑 등 다양한 색으로 개체별 형상과 체온 수치가 나타났다.
돼지의 평상시 평균 체온은 39℃ 정도지만, 갓 태어난 새끼돼지를 위해 설치해놓은 보온등 탓에 체온이 40℃인 개체들도 있었다.
방역사는 이러한 돈사 환경과 날씨 등을 고려해 열화상카메라로 모든 돼지를 훑어 평균 체온을 가늠한 다음, 이보다 월등히 높은 체온을 가진 개체가 있는지 다시 한번 꼼꼼히 점검했다.
가축전염병 방역현장에 열화상카메라가 등장한 것은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가 최근 열화상카메라 244대를 전국의 방역현장에 공급했기 때문이다.
구제역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전염병의 발병 초기 공통 증상이 발열이라는 점에 착안해 적외선을 흡수해 온도에 따라 다른 색상으로 표시하는 열화상카메라를 방역에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열화상카메라를 활용하면 육안으로만 임상 예찰을 했을 때보다 가축의 상태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게 방역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예찰을 진행한 오상민 방역사는 “발열 여부를 수치와 색상을 통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며 “이상이 있으면 후속 방역조치를 빠르게 시행할 수 있어 질병 확산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열화상카메라의 또 다른 활용법은 전기 점검이다. 일반적으로 전기시설에 문제가 있으면 그 부분이 과열돼 열이 나기 마련이다. 육안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이런 문제점을 열화상카메라로는 손쉽게 찾아낼 수 있어 화재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예찰과 전기 점검 과정을 지켜보던 농가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농장주 박남심씨(53·여)는 “돼지를 키우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가축전염병과 화재 예방”이라며 “열화상카메라가 두가지 작업 모두에 도움된다고 하니 마음이 놓인다”고 밝혔다.
지원본부는 앞으로 농장방문 때 열화상카메라를 활용해 임상 예찰 뿐만 아니라 전기 점검서비스도 함께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정석찬 본부장은 “열화상카메라 도입이 가축전염병 예방 효과를 높여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이바지하길 기대한다”며 “아울러 전기 점검서비스를 통해 화재를 예방해 농가의 경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