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벼 잎집무늬마름병의 병징. 잎에 회색의 얼룩무늬가 생긴다. (오른쪽) 담배나방 피해를 본 고추의 곳곳이 짓물렀다.
장마철 병해충 관리 요령
과수, 토양 수분관리 철저
과원 두둑 만들고 배수로 정비
터진 열매는 즉시 제거해야
장마가 장기화되며 농작물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장마는 이달 20일 전후까지 길게 이어지고 집중호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병해충이 활동하기 좋은 조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벼를 비롯해 밭작물과 과일류 등도 장마 피해에 각별한 대비가 요구된다.
◆벼, 병해 발생 가능성 높아져=벼는 장마철처럼 습도가 높을 때 병이 많이 발생하고 확산 속도도 빠르다.
특히 벼 흰잎마름병은 7월 초·중순 전남북 일대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발생 초기에 방제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이 병에 걸리면 벼 잎이 하얗게 마르고 광합성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쌀 수량과 품질이 떨어진다. 병징이 키다리병과 비슷해 약제를 잘못 사용하거나 초기 방제 시기를 놓칠 위험성도 있다. 병의 구분이 어려울 경우 국립식량과학원 작물기초기반과(☎063-238-5342)에 연락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
벼 잎도열병은 암록갈색 반점의 병징이 나타나는 즉시 방제해야 한다. 심해지면 생장이 멈추고 생장 후기의 발병에도 영향을 미친다. 카프로파미드·트리사이클라졸 계통의 약제를 사용해 예방적 방제를 한다.
◆밭작물, 탄저병·잿빛곰팡이병 유의해야=고추는 무엇보다 탄저병을 조심해야 한다. 탄저병균은 비바람을 타고 이동하기에 장마 때 급격히 번지는 경향이 있다. 병든 고추는 발견하는 즉시 제거하고 적용 약제를 살포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
장마 후 고온기가 되면 고추에 담배나방 발생이 극심해진다. 담배나방 피해를 본 고추는 썩어 문드러지는 현상을 보이거나 낙과되므로 8월 중순까지 적용 약제를 살포해 예방해야 한다.
인삼의 경우 잿빛곰팡이병에 걸리지 않도록 유의한다. 잿빛곰팡이병은 기온이 높고 다습한 조건에서 발생이 늘어난다. 아직 병이 발생하지 않은 농가에서는 작용기작이 다른 약제를 사용해 예방적 방제를 진행한다. 주기적 예찰을 통해 회색의 곰팡이 균사가 생겨난 감염조직을 발견하면 소각하고, 발생 지점은 적용 약제로 방제한다.
◆과일은 열과현상 조심=과일은 장마와 집중호우가 겹치면 열과(열매 터짐)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토양의 수분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열과현상은 지나친 양의 수분이 열매로 흡수되며 일어난다.
열과를 최소화하려면 나무 밑에 목초·녹비 등 풀을 재배하거나 필름을 덮어 토양의 수분을 관리해야 한다. 또 집중호우 전 물빠짐이 좋지 않은 과원은 미리 배수로를 정비하고, 지면에서 높이 50㎝ 정도의 두둑을 만들어 물이 잘 빠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캠벨얼리> 포도는 한송이당 75~80알의 적정 포도알을 유지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75알일 때 열과현상 발생률은 7.7%지만, 90알일 때 31.3%로 급증한다.
복숭아는 다른 과일보다 유달리 침수 피해에 약한 경향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 복숭아나무는 침수 현상이 3일 지속될 경우 다음해 과실의 품질이 떨어지고, 6일이 넘어가면 고사한다.
열과현상이 발생했다면 터진 열매를 통해 다른 열매로 병원균이 옮아갈 수 있어 빠르게 제거해야 한다.
장마나 집중호우 직후엔 강한 직사광선이나 폭염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햇볕데임(일소)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