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충남 태안군 근흥면 안기리 논에서 한 농민이 폭우로 유입된 물을 빼고 있다. 태안에는 23일 새벽부터 하루 사이 199.5㎜의 비가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길어지는 장마, 작물 관리법
벼는 시비 줄이고 방제 철저 사과, 웃자란 가지 제거하고
수박, 인산·칼리로 세력 억제
감귤 궤양병 발생했을 경우 잎·가지 제거 후 약제 살포
장마가 한달 넘게 지속되면서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일조량 부족과 다습한 기후로 인해 농작물에 각종 생리장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장마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적정한 시비, 철저한 배수 등 농작물 특성에 맞는 대비가 필요하다.
◆벼 생리장해, 과실 생육 저조 잇따라=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벼는 잦은 비로 경기·경남 일대를 중심으로 잎도열병 발생이 지난해보다 많아지고 있다. 또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떨어지면서 벼의 분얼이 늦어지고 있다. 특히 강원 철원, 충북 제천, 경북 봉화 등지에서는 새벽 최저기온이 17℃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4일 이상 이어져 저온장해까지 발생하고 있다.
사과는 일조량 부족으로 지난해보다 생육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의 7월 과실 비대 조사에 따르면 올해 사과 과실 크기는 지난해보다 6~7% 작았다. 착과수 또한 많지 않아 나무의 자람세(수세)가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수박은 수확기와 장마가 겹치며 속에 빈 공간이 생기는 공동과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비 오고 흐린 날이 많아 일조량이 부족하면 비대하는 속도에 비해 광합성이 부족해 속이 메워지지 않는 공동과 현상이 나타난다.
장마기간이 40일을 넘기며 ‘역대 최장 장마’로 기록될 제주는 습한 조건으로 인해 감귤 궤양병 발생이 전년보다 4.9% 많아졌다.
◆적정시비·배수철저가 피해 최소화 관건=장마로 인한 작물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벼는 적정시비가 관건이다. 비료성분이 벼에 흡수되면 벼가 연약하게 자라 병 발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비료를 평소보다 덜 주고, 방제를 철저히 해야 병 발생을 최소화한다.
사과는 수세가 더 강해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수세가 강하면 저조한 과실 생육이 더 악화되거나 내년에 열매를 맺기 어려울 수 있다. 웃자란 가지(도장지)를 제거해 수세를 관리해줘야 한다. 또 장마철엔 나뭇잎이 타들어가는 엽소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게다가 장마철 내내 뿌리가 물에 잠겨 있다 잠깐 날이 개면 잎을 통해 수분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심할 경우 2~3일 내로 나무가 고사할 수 있다. 배수를 철저히 하고 도장지를 제거해 바람과 햇빛이 나무 전체에 골고루 들어가게 한다.
수박은 공동과 발생을 막기 위해 늦은 추비를 지양한다. 또 생육 후기에 자람이 왕성하면 인산·칼리 엽면시비로 세력을 억제시킨다.
감귤 궤양병이 발생한 과원에서는 발병한 잎과 가지를 제거한 뒤 적용약제를 살포해 궤양병의 추가 확산을 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