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농민신문

주요 유해 나방 특징과 방제법 파밤나방 대부분 밭작물 ‘폭식’ 아침·해질녘 약제 살포 효과적 열대거세미나방 발생 빨라져 방제 놓치면 식량작물 초토화 복숭아심식나방 부화 때 박멸 혹명나방 경남지역 벼 대공습 막대기로 포기 두드려 확인을 멸강나방 평상시 예찰 철저히 매미나방 올 갑자기 대량 발생 유충 털·성충 날개 독성 주의 미국흰불나방 활엽수 큰 피해 산림청·지자체 등서 합동 방제
나방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심화하고 있다. 지난겨울 이상고온 탓에 나방 개체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외래종 나방의 국내 유입시기가 예년보다 크게 앞당겨진 것도 요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장마가 길어져 나방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늦가을까지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주요 나방의 특징과 방제법 등을 종합한다.
◆파밤나방=고추·배추·콩·감자 등 대부분 밭작물에 피해를 주는 잡식성 해충으로 농가의 고질적인 골칫덩어리다.
전국에서 발생하며 노지에서 1년에 4~5회 발생한다. 제주와 남부지방 등 따뜻한 지역에서는 연 1회 이상 더 번식한다. 최근엔 전북 김제, 경북 안동 등에서도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유충(애벌레)은 잎 속으로 들어가 잎에 구멍을 뚫고 잎과 열매를 가리지 않고 폭식한다. 8월 하순부터 10월까지 피해가 가장 극심하다.
약제에 대한 저항성이 강한 편이다. 유충기간이 비교적 약제에 약한 편이므로 애벌레의 활동이 많은 아침이나 해질 무렵에 5~7일 간격으로 2~3차례 약제를 살포해야 효과가 좋다.
◆열대거세미나방=지난해 6월 우리나라에 처음 발생했다. 아메리카 아열대지역이 원산지인 외래해충으로 무서운 식욕으로 식량 작물을 먹어치운다.
아프리카와 동남아를 초토화한 후 중국에서 빠른 속도로 번식했고, 결국 우리나라로 넘어왔다.
비래속도도 빨라졌다. 지난해 제주에서 성충이 발견된 시점이 6월이었으나 올해는 5월로 한달가량 앞당겨졌다.
5월에 날아온 성충은 30~40일 주기로 번식하며 9월까지 유충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한다. 유충은 주로 옥수수·수수 등 식량 작물의 잎과 줄기를 갉아먹는다.
이달 12일 기준 36개 시·군에서 유충이 발견됐고, 농작물 피해면적이 68㏊로 집계된다.
등록약제로 방제하되, 유충일 때 방제해야 효과가 좋다. 적기에 방제하면 피해주율이 1% 내외로 낮지만 방제시기를 놓치면 피해주율이 10~50%까지 치솟는다.
◆복숭아심식나방=복숭아·사과에 주로 피해를 준다. 수년간 발생 밀도가 낮았는데, 지난겨울 이상고온으로 발생량이 급증했다.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에 따르면 올 6월 상순 발생량이 최근 3년간 6월 상순 평균 발생량보다 11.3배나 많다.
특히 장마 직후 고온다습한 조건에선 발생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 전북도농업기술원과 경북도농업기술원 청도복숭아연구소가 잇따라 경고하고 나섰다.
연 1~3회 발생한다. 월동에서 깨어난 제1세대 성충은 7월에 과수의 꽃받침과 둘레 부분에 알을 낳으며 부화한 애벌레는 과수를 뚫고 들어가 피해를 준다. 애벌레의 궤적에 따라 색이 들고 심한 경우 기형과가 돼 상품성이 떨어진다.
발생이 많은 9월까지 등록약제로 방제한다. 교미교란제를 나무 위쪽에 걸어두고 관찰하면 발생시기를 파악할 수 있다. 알에서 부화하는 시기에 맞춰 약제 처리하면 효과적이다.
◆혹명나방=6~9월 중국 남부지방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온다. 농진청에 따르면 올해 비래량은 예년에 비해 3.5배 증가했다. 상습 지역인 서남해안을 포함해 전국에서 발생한다. 장마 직후 강원 고성·속초, 전남 여수, 경남 거창·창녕 등에서 발생이 급증해 각 시·군이 긴급 방제에 나서기도 했다.
경남의 경우 벼에 발생한 피해면적이 1만558㏊에 달한다. 연간 발생횟수는 3회로, 올해는 8월말부터 제3세대 피해가 나오기 시작해 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로 벼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데, 유충은 벼 잎에 세로로 서식하며 잎을 갉아먹는다. 적기에 방제하지 않으면 짧은 기간 피해가 급격히 확산돼 논 전체의 벼 잎이 하얗게 변하며 벼의 등숙률에 영향을 미친다.
막대기로 벼 포기를 두드려 나방이 날아가는 모습이 확인되거나 유충이 벼 잎을 세로로 말고 갉아먹어 표피만 남기는 피해 증상이 보이면 즉시 등록약제로 방제한다.
◆멸강나방=중국에서 날아오는 비래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보통 6월 상순에 비래하는데, 올해는 한달가량 당겨졌다. 기온이 높을 때 발생이 많은 경향이 있다.
유충은 벼와 보리 등 볏과 작물을 비롯해 옥수수·이탈리안라이그라스(IRG)를 갉아먹어 피해를 준다. 6월말 기준 경기·충남·전북·전남 등 54개 시·군에서 발생해 581㏊에 피해를 줬다.
최근엔 충남 당진·태안의 옥수수밭에서 유충이 잎을 가해한 흔적이 발견됐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쉽게 확산하기 때문에 9월 상순까지 발생에 유의해야 한다. 기주식물의 재배지역을 중심으로 예찰을 진행해 후세대 유충이 발견되면 초기에 등록약제로 방제한다.
◆매미나방=올해 갑작스럽게 발생량이 많아진 돌발해충이다. 이상기후로 겨울 기온이 올라가자 얼어 죽지 않은 알에서 많은 개체가 부화해 발생량이 폭증했다. 6월까지 발생한 피해면적만 전국 6183㏊에 달한다.
매미나방 유충은 활엽수의 잎을 갉아먹어 앙상한 가지만을 남긴다. 최근 강원 영월, 경북 봉화 등의 옥수수밭과 사과 과원에서 매미나방 유충이 발견돼 잎을 갉아먹는 피해를 줬다.
사람에게도 해를 끼친다. 유충의 털과 성충의 날개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독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매미나방은 유충일 때 등록약제로 방제해야 한다.
◆미국흰불나방=긴 장마 후 고온다습한 환경이 조성되자 발생이 급증하고 있다. 유충은 6월부터 나타나며 올해는 긴 장마와 폭염으로 10월까지 발생이 이어질 전망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6월까지 발생한 피해면적은 1306㏊다.
유충은 침엽수를 제외한 모든 종류의 활엽수를 갉아먹는다. 도심의 가로수나 아파트 단지의 조경수는 물론 복숭아·감·오디 등의 과수에 피해를 준다.
암컷 성충 한마리는 600여개의 알을 낳는다. 어린 애벌레시기에 방제해야 효과가 좋다. 가로수와 산림에 피해를 줘 산림청과 각 지방자치단체·도농기원 등에서 합동 방제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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