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머스캣’ 포도 수확을 앞둔 박철용씨(왼쪽)가 정상재 경북 상주원예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소장과 작황을 살피고 있다. 상주=김병진 기자 fotokim@nongmin.com
성목면적, 전년 대비 50%↑ 단수도 20% 안팎 증가 전망
인기 높아 시세 끄떡없지만 잦은 비로 당도 저하는 우려
품위별 가격차 크게 벌어질 듯
<샤인머스캣> 포도의 노지재배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성목면적이 전년 대비 50%가량 증가한 데다 단수도 크게 늘 가능성이 높아서다. 시세는 지난해와 엇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량이 증가하는 만큼 소비가 뒷받침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세다.
◆생산량 대폭 증가 예상…기상악화 탓에 당도는 ‘우려’=경북 김천·상주·영천, 충북 영동 등 주산지에선 노지재배 <샤인머스캣>의 막바지 품위 관리로 분주한 상태다. 노지재배는 전체 <샤인머스캣> 재배면적 가운데 70% 안팎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농가들은 “한송이당 무게는 잦은 비로 전년보다 늘었는데, 품위의 핵심 요소인 당도가 올라오는 속도가 더뎌 걱정”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경북 상주의 재배농민 박철용씨(57·모동면)는 “작목반 소속 농가들이 한송이당 무게를 700g 내외로 조절해왔는데 올해는 잦은 비 때문인지 800g을 넘는 게 많다”며 “포도송이가 커지면 단수는 늘어나더라도 품위의 핵심 기준인 당도 향상에는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주산지별 차이는 있으나 수확작업은 이달 15일 전후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산지 관계자들은 그때까지 맑은 날씨가 이어져 당도가 18브릭스(Brix) 이상까지 올라가길 기대하고 있다.
신형규 경북 영천 금호농협 판매과장은 “<샤인머스캣>은 단수보다 당도가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라며 “일부 농가들은 당도 향상을 위해 이달 하순까지 수확작업을 미룰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생산량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성목면적이 지난해보다 50%가량 증가한 것으로 관측되는 데다 대다수 주산지에서 단수가 늘것으로 예상돼서다. 단수 증가폭은 20% 안팎인 주산지가 대부분이고, 그 이상의 단수 증가를 예상하는 주산지도 나오고 있다.
◆산지 시세는 전년과 엇비슷…품위별 격차는 커져=생산량 급증에도 불구하고 산지 시세는 지난해와 엇비슷한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밭떼기거래 시세는 한송이당 6000∼8000원으로 지난해와 별반 차이가 없다. 당도, 알 크기 등 품위가 우수한 일부 물량은 1만원 안팎의 높은 시세에 거래되고 있다.
유통업체와의 직거래 가격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지는 당도 탓에 품위별 가격 격차가 예년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산지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충북지역의 한 산지조직 관계자는 “유통업체와의 평균적인 직거래 단가는 전년 대비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시설재배 물량에서 저품위 <샤인머스캣>이 논란을 빚었던 만큼 바이어들이 더 깐깐하게 품위를 따질 듯싶다”고 내다봤다.
◆도매시장에서도 전년 수준의 시세 점쳐=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는 막바지 시설재배 물량과 일부 조기출하 노지재배 물량이 뒤섞여 출하되고 있다. 평균 경락값은 2㎏ 상품 한상자당 2만5000원 안팎이다. 노지재배 출하가 본격화되면 2만원 초중반대를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 이는 지난해 10월의 2만3808원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강근진 중앙청과 경매사는 “기상 여건이 좋아 시설재배 물량보다는 노지재배 물량의 품위가 더 나을 것”이라며 “막바지 당도 향상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생산량이 급증하더라도 시세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정인실 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 서울지회장도 “추석 대목장을 봐도 <샤인머스캣>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기는 여전하다”며 “당도만 높다면 수요는 충분히 뒷받침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