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양파값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감소가 염려되는 상황에서도 보름 사이에 가격이 25%가 넘게 오르는 등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저장양파가 강세를 보이자 제주 조생양파 밭떼기 거래도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저장양파 강세장의 원인과 가격전망 등을 알아본다.
◆1㎏ 1,400원…5년새 최고〓16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저장양파는 1㎏ 상품이 평균 1,480원에 거래됐다. 1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1,000~1,100원 사이를 오락가락하던 것이 이달 들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급기야 1,400원을 넘어선 것이다. 이는 지난해 이맘 때에 비해 세배 가까이 높을 뿐 아니라 지난 5년간 저장양파값 중 최고 수준이다.
◆저장량 부족 예상이 원인〓산지를 중심으로 저장량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이 저장양파값을 급등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여름 가저장물량이 일찍 소진되면서 저장양파 출고가 예년에 비해 빨리 시작된데다 부패율도 20%를 넘는 등 예년에 비해 크게 높아지면서 저장 잔여량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게 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양파 소비량은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양파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졌다.
결국 올해산 햇양파 출하 전에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한 저장업자들이 출하량 조절에 나서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락시장 반입량이 올해 설 전까지만 하더라도 하루 평균 600~700t에 이르던 것이 2월 들어 500t 안팎으로 100t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조생양파 거래도 강세〓저장양파값 강세는 제주 조생양파 밭떼기 거래가격 강세로 이어졌다. 고산·한경지역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에 비해 1,000원가량 높은 3.3㎡(1평)당 7,000~8,000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일부에서는 9,000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가 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동안 침체됐던 거래도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김희종 한경농협 경제상무는 “지난해 말 이후 뜸했던 밭떼기 거래가 설 이후 다시 시작됐고 최근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전체의 50~60%가 거래를 끝낸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세장 지속 예상〓더 이상의 가격 상승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격이 오를 경우 소비가 감소할 것이고 이는 결국 시세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 폭의 하락세는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만만치 않다.
장인균 서울청과 경매차장은 “1,000원이 넘는 가격에도 양파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이상 늘었다”며 “수요가 받쳐주는 만큼 현재 가격에서 소폭의 진폭을 나타내며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희 기자 montes@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