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산 공공비축용 산물벼 5만7,000t(쌀로 환산시 4만1,000t)의 처리 방향에 양곡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경기 쌀값이 수확기보다 떨어지는 역계절진폭을 우려한 정부가 산물벼의 시중방출(RPC 인수도)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장기 보관이 어려운 산물벼는 매입을 대행한 미곡종합처리장(RPC) 창고에 보관, 단경기에 해당 RPC가 자율적으로 인수해왔다.
17일 양곡업계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는 최근 공공비축용 산물벼 매입을 대행한 200여곳의 RPC에 산물벼 인수의사를 27일까지 알려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농협과 민간RPC의 재고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정부양곡인 산물벼마저 시중에 풀리게 되면 쌀값 안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 당초 3월9일부터 시작하려던 산물벼의 RPC 인수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농식품부는 인수도를 예정대로 진행하더라도 실제 산물벼를 인수할 RPC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5일 통계청의 산지 쌀값 조사 후 결정될 인수도 가격은 40㎏ 한포대당 시세보다 4,000원가량 높은 5만6,000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역농협의 경우 산물벼 인수도에 대체로 느긋한 입장이다. 재고가 충분한데다 시세보다 저렴했던 산물벼의 가격 이점마저 사라진 탓이다.
이에 반해 5월을 전후해 원료곡이 바닥날 민간RPC는 초조한 상황이다. 가격도 부담인데다 자칫 인수도마저 없을 경우 원료곡 확보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간RPC 업계는 농식품부에 인수도 가격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한성권 농식품부 식량정책팀 사무관은 “산물벼를 군·관수용으로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공공비축 매입물량이 연차적으로 축소되는 점을 감안, 내년부터는 산물벼의 RPC 인수도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상영 기자 supply@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