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총각 10명 중 4명이 국제결혼을 하는 농촌은 지금 ‘다문화시대’를 앞서 열며 ‘사회 통합’이라는 커다란 과제도 동시에 안고 있다.
본지의 탐사기획보도(2006년 5월10일자 1면) 등을 계기로 농림수산식품부가 얼마 전 ‘농촌 다문화 후계세대 육성방안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2020년이면 18세 또는 19세 미만 농가 인구의 절반이 ‘다문화가정’ 자녀로 예측될 정도다. 이제 다문화가정은 농업·농촌의 중추세력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정부가 전망한 대로 여성농업인의 60%가 60대 이상이고, 39세 이하는 고작 3%도 되지 않을 만큼 고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농촌 여성결혼이민자들의 70%가 35세 미만의 젊은 여성이라는 점은 농촌 발전에 큰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농촌 여성결혼이민자들은 우리나라 농촌 사회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개인적으로 또는 집단적으로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 역량을 발휘하면서 ‘코리안 드림’을 당당히 펼치는 주역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전망과 함께 이주여성에 대한 우리들의 근본적인 시각이 전환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결혼이민자를 한국사회에 동화시키고 통합시킬 대상에서 그들의 문화를 인정하고 배우며 공존해야 할 우리의 동료라는 ‘다문화주의적 시각’이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요구되고 있다.
박대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결혼이민자들은 우리나라 농촌에 있어서 새로운 인적·사회적 자원이다. 따라서 그들을 우리의 동료·이웃으로 따듯하게 받아들여 더불어 살아 가는 노력을 할 때”라면서 “더구나 그들의 다양한 문화적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와 우리 사회의 역량을 키우는 데 치밀한 전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본지는 이에 농촌 여성결혼이민자들을 사회정책의 객체로만 인식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중요한 주체임을 자각할 수 있도록 3부에 걸쳐 다문화가정 기획을 시작한다.
최인석·김기홍 기자 ischoi@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