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우간다·르완다·엘살바도르·몽골·베트남·브라질 등의 공통점은 바로 지난해 농촌진흥청에 농업기술 전수를 요청한 나라라는 점이다.
파라과이는 지난해 6월 루고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으로 직접 협력을 요청했고, 다른 나라들도 우간다 부케냐 부통령·르완다 무레케시 농업부 장관 등 정부 고위직 인사들이 ‘러브콜’(관심 표시)을 했다. 불과 40여년 전 선진국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배고픔을 해결했던 우리나라가 전 세계로부터 농업기술 전수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그만큼 한국의 농업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고, 개발도상국들이 자국의 빈곤 타파와 농업·농촌 개발을 위해 우리나라의 선진 농업기술 전수를 절실히 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농진청의 해외 농업기술 전수는 개도국과 농업기술 이전 협약을 체결한 뒤 농진청의 농업전문가를 파견하거나 해당국 농업 관계자를 초청해 훈련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농진청이 이들 나라에 파견한 전문가는 72개국 437명에 달한다.
또 1972~2008년까지 농진청이 교육한 외국인 연수생은 116개국 3,275명으로 필리핀 등 7개국에 농진청 동문회가 결성돼 있다. 더욱이 이들 연수생 가운데 캄보디아 부총리, 태국 상원의원 등이 배출돼 주류층에서의 한국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무상원조자금을 활용한 해외 농업기술 공여도 추진돼 우루과이 벼 연구, 튀니지 양잠 개발, 알제리 씨감자 생산체계 구축, 몽골 채소재배온실, 나이지리아와 필리핀 미곡종합처리장(RPC) 건립 기술자문 등의 성과를 거뒀고, 국제미작연구소(IRRI)와 같은 국제연구기관이나 국제기구와의 공동협력 사업을 통한 개도국 지원도 활발히 추진중이다.
지난 6월 한·아세안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농촌 개발 경험을 개도국에 전수하겠다는 의사를 천명한 이후 농진청의 농업기술 전수 움직임이 더욱더 활발해졌다.
특히 주력하는 부분은 대륙별 거점센터와 국가센터로 구성된 해외농업개발센터(KOPIA)다. 현지 실정에 걸맞은 맞춤형 농업기술 지원을 위해 올해 안에 아시아·우즈베키스탄·케냐·브라질 등 4개국에 대륙별 거점센터를 설치하고, 그 하부조직으로 2012년까지 25곳의 국가센터를 설치한다는 복안이다.
‘아시아 농식품 기술협력 이니셔티브(AFACI)’구축도 야심적으로 추진중이다. 현재 7개국으로 구성돼 있는 농진청 연수생 연합체를 중심으로 기타 아시아 국가까지 참여하는 공동협력 협의체를 결성, 농업기술 지원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한다는 것.
이를 통해 개도국의 기아 극복과 빈곤 퇴치에 기여함으로써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해외 식량 생산기반 구축, 수출시장 확보, 한국 식문화 확산, 한국 마니아 네트워크 구축, 세계적인 농업인재 육성 등을 꾀하고 있다.
나승렬 기술협력국장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농업기술 지원에 대한 러브콜이 너무 많아 효율적인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 것”이라면서 “선진국의 도움을 받아 배고픔을 해결한 만큼 이제는 우리나라가 식량 부족에 허덕이는 개도국을 도와줘야 하고, 이들 나라를 돕는 것이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여 장기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남우균 기자 wknam@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