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수 정수장치’가 개발돼 양질의 농업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설재배농가에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부장 강창호)는 최근 충남 부여군 세도면 가회리 망포작목반(반장 염규석)에서 농업용수 정수장치 현장 시연회를 갖고 염류 및 철분 농도가 높은 농업용수로 인해 생산성 저하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는 농가에 해결책을 제시했다.
시연회를 가진 이 정수장치는 망포작목반의 요청에 의해 개발됐다.
부여군 세도면 일대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망포작목반은 염류와 철분이 많이 섞인 지하수로 인해 오래전부터 방울토마토 생산량이 떨어지고 관수시설의 노즐이 막히는 것은 물론 비닐하우스의 비닐이 빨갛게 돼 햇빛 투과도 잘 되지 않는 등의 피해를 겪어 왔다.
염규석 반장은 “지하수 내 철분·망간 등의 함량과 pH(산성도) 등이 높아 작물의 뿌리가 잘 발달되지 못한다”며 “이로 인해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적은데다 과실의 크기도 작았다”고 밝혔다. 또 철분으로 인해 관수시설의 노즐이 막히면 이를 교체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작목반은 농진청 농업공학부에 문제 해결을 요청했고, 농업공학부는 2년여의 개발 끝에 정수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지하수에 녹아 있는 철분과 망간 등은 100% 제거하고, 염류도 90%가량 없애 작물 재배 허용치인 0.5ds/m(전기전도도·이 수치가 낮을수록 깨끗한 물)를 훨씬 밑도는 0.05ds/m로 정수한다는 설명이다. 또 일반 세균도 100% 제거할 수 있으며, 자동밸브를 사용해 장치의 조작 및 관리도 매우 쉽다.
이 장치의 가격은 시간당 2t의 지하수 처리 기준으로 1,200만원 수준이며, 과산화수소 등 별도의 소모품 비용이 든다.
강창호 부장은 “깨끗한 물은 성공농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많은 지역에서 염류 농도 등이 높은 지하수로 인해 재배에 큰 애로를 겪고 있다”며 “농가의 요청이 있으면 지역별 맞춤형 정수장치를 개발해 보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031-290-1861.
부여=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